제283장
정은지의 말에 한아진은 얼어 버렸다.
계획했던 시나리오랑 전혀 달랐다.
‘정은지는 병원에 가 있어야 했는데 왜...’
지금 상황을 타파할 좋을 수가 없는 한아진은 큰소리로 우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 말에 목숨 걸고 맹세할 수 있어. 고하준이 다쳐서 급히 병원으로 가봐야 한다고 말한 걸 내가 똑똑히 들었거든.”
정은지는 이해 안 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
“고하준이 뭐라고 내가 굳이 병원까지 찾아가야 해? 동창이긴 했지만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잖아. 네 생각을 모르겠어.”
“게다가 연회 중인데 별것도 아닌 사람을 위해 중요한 자리를 비울 수는 없잖아.”
정은지는 무고한 표정으로 여준수한테 되물었다.
“준수 씨도 같은 생각이죠?”
여준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한아진 쪽으로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한아진 씨, 아까 그런 얘기를 저한테 전달한 의도가 뭐예요?”
한아진은 충격받은 표정으로 입을 막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준수 씨, 저 거짓말한 적 없어요. 은지가, 은지가...”
“내가 뭐? 한아진, 우리 친구잖아. 이 정도 말 전달도 제대로 못 해주는 거야?”
정은지는 잠시 생각을 하다 얼굴색을 바꿨다.
그녀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표정으로 한아진한테 물었다.
“설마 내가 고하준 만나러 나갔다고 준수 씨한테 얘기한 거야?”
한아진은 답해줄 수가 없었다.
확실히 그렇게 얘기했으니까.
입을 꾹 다문 한아진을 보며 정은지는 떨려오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진아, 마음대로 지어내면 어떡해. 고하준 보러 간다고 얘기한 적도 없는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바로 소문을 내버리면 내 처지는 어떡하라고. 너 때문에 오해받을 뻔했잖아.”
연달아 날아오는 말들에 한아진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변명 한마디 내뱉지 못했다.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지금 상황을 봐서는 아무리 변명해도 여준수의 믿음을 돌이킬 수 없을것 같다. 남자의 얼굴은 완전히 식어 버렸다.
‘더 버텨 봐야 나한테 좋을 거 하나 없어.’
한아진은 그제야 정신이 든 듯 어색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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