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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장

“그건 은지 프라이버시인데 제가 함부로 말하기가...” 그러자 여준수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눈빛으로 한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씀하세요.” 한아진은 그 기세에 눌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그게... 얘기할게요!” “전화에서 하준 씨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은지는 하준 씨 병원으로 갔을 거예요...” 한아진의 말을 들은 여준수의 낯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리고 말을 마친 한아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여준수를 보며 말했다. “준수 씨, 화내지 마세요. 아마 은지는 하준 씨를 정말 친구로 생각했기에 교통사고 얘기를 듣고 걱정되어서 급히 간 것 같아요!” 하지만 여준수는 더는 한아진의 말을 듣지 않고 발걸음을 옮겨 파티장을 나갔다. 한아진은 여준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 정은지는 파티장에서 나와 바로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우연히 다른 가문 아가씨들이 하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여러 가문 아가씨 중 한사람이 말했다. “휴, 정씨 가문 아가씨가 너무 부러워요. 어디서 그 선물을 구했는지 모르지만 정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그러게요. 그래도 제가 제일 부러운 건 그렇게 멋진 약혼자가 있다는 거예요. 세상에, 여준수가 약혼자라니!” “그러게요. 아까 두 분이 같이 춤출 때 눈빛 봤어요? 엄청 달달하더라고요!” “정말 너무 부럽네요.” ... 이런 대화들을 듣고 있던 정은지의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화장실에서 나온 정은지는 심심해서 산책할 겸 정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정은지는 지금쯤 한아진은 자신이 덫에 빠진 줄 알고 엄청 신나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돌아가 한아진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은지는 한가하게 정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선선한 밤공기가 불어오자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 그 장면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 조용히 벤치에 앉아 있다가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 정은지는 다시 일어나 별채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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