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정은지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여준수는 그녀를 안고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 광경을 본 김서하는 급히 뒤에서 쫓아와 여준수의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그쪽은 누구세요?” 그러나 여준수는 김서하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정은지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정은지는 어색해지며 서둘러 김서하를 달래듯 말했다. “저기... 서하 씨, 저 괜찮아요. 어젯밤 정말 고마웠어요. 걱정하지 마요. 서하 씨 차 문제는 내가 꼭 약속 지킬 테니까. 그럼 잘 가요!” 말을 마치자마자 여준수는 김서하를 피해 정은지를 안고 가버렸다. 그리고 김서하는 할 말이 없다는 듯 멍하니 여준수가 정은지를 안고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돌아가는 길. 차 안의 공기는 무척 무거웠고 마치 기압까지 내려간 듯한 느낌이었다. 정은지는 싸늘한 공기에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여준수의 얼굴은 심하게 굳어 있었고 매우 무서워 보였다. 이런 그의 얼굴을 보며 정은지는 두려움을 느꼈다.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그녀는 입을 열었다. “준수 씨, 미안해...” “너 정말 죽고 싶었어?” 갑자기 여준수가 분노를 터뜨렸다. 그 순간, 고승준과 정은지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여준수는 화를 가라앉히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다음부터 죽고 싶으면 미리 말해. 절대 막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제발 다른 사람들에게 폐는 끼치지 말아 줘!” 밤새도록 정은지를 찾으며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여준수는 마음이 찢어질 듯했다. 여준수가 흥분해서 하는 말인 건 알지만 그 말을 듣는 정은지는 마음이 아팠다. 정은지는 서둘러 사과했다. “정말 미안해. 제발 화내지 마. 어젯밤엔 내가 정말 경솔했어. 준수 씨를 이렇게 걱정시키고 말이야. 진짜로 미안해. 다음엔 안 그럴게. 제발 화 풀어줘, 응? 다음엔 안 그럴게.” “다음? 다음이 또 있을 거라는 소리야?” 여준수는 더 크게 소리치며 길길이 화를 냈다. 그러자 정은지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