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정은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기에 여준수가 방에 들어오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여준수가 방에 들어선 뒤, 정은지가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자는 모습을 보고는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며 정은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은지는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얕은 숨을 내쉬며 어린아이처럼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여준수의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시선을 정은지의 손등으로 옮겼을 때, 그곳에 있는 붉게 부풀어 오른 상처와 여러 개의 물집이 눈에 들어왔다.
여준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이런 바보! 왜 다친 손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둔 거지? 나한테 삐쳐서 그런 거야?’
그는 마음이 아팠고 문득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렇게 과민반응 하지 말아야 했는데...’
그런데도 그녀가 고하준과 함께 있는 것을 본 순간, 여준수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 잘못이기도 해. 괜히 정은지를 믿었어. 많이 변했다고 판단했기에 실망도 컸던 거야. 믿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텐데.’
여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정은지를 깨워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의 손이 이대로 놔두면 더 심각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부드럽게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정은지는 꿈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흔드는 느낌에 눈을 살짝 떴다. 그녀가 눈을 뜨자, 여준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나며 거리를 두었다.
정은지는 여준수가 자신 옆에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놀랐지만, 곧 마음속으로 조금 기뻐했다. 여준수가 걱정되어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여준수가 그렇게 쉽게 자신을 방치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화가 난 척하며 쌀쌀맞게 말했다.
“왜 왔어?”
그러나 여준수도 냉랭하게 대답했다.
“서류를 가지러 왔을 뿐이야.”
여준수의 짧은 대답에 정은지는 순간 화가 났다.
‘여준수, 정말 내가 이렇게 다쳤는데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거야? 내가 다친 걸 모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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