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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장

정은지는 대수롭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미리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한아진과 놀아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이 자리는 맛있는 음식도 먹고 노래도 하고 게임도 하는 자리였다. 가끔 누군가 재밌는 농담을 꺼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은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한참 대화하다가 속으로 이제 거의 시간이 다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니나 다를까 한아진이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다들 조용히 해줘.” 룸 안은 바로 조용해졌고 다들 열심히 한아진을 바라봤다. 한아진은 이러한 제안을 했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게임이 빠지면 섭섭하지. 우리 게임이나 할까?” “좋아!” 다들 환호했다. 한아진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번에 할 게임은 술병 돌리기! 병 입구가 한 사람을 향하면 그 사람이 진 거야. 진 사람은 룸으로 들어오는 사람한테 키스하기 어때?” “오케이!” 모두 술에 취한 터라 이성을 잃어버렸다. 정은지는 차가운 얼굴로 상황을 지켜보았고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정말 전생과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쯧쯧. 이제 재밌어지겠네.’ 이어 게임이 시작되었다. 한아진은 술병을 하나 챙겨 테이블 중간에 내려 두고 돌리기 시작했다. 첫 라운드, 두 번째 라운드, 세 번째 라운드까지 술병은 모두 다른 동기를 향했다. 당첨된 친구들은 모두 키스를 하지 않겠다고 우겼고 한아진은 술 다섯 잔을 벌칙으로 주었다. 네 번째 라운드가 시작되고 분위기는 아까와 조금 달라졌다. 술병은 테이블 위를 빙그르르 돌더니 멈춰 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아진은 모르는 척 다른 곳을 바라봤으나 누군가 일부러 술병을 슬쩍 건드려 자신을 향하도록 하는 걸 발견했다. 정은지는 냉소하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고 눈앞의 과자를 슬쩍 한 움큼 쥐었다. 술병이 거의 멈추려는 찰나 정은지는 빠르게 과자를 날렸다. 어두운 불빛 아래 과자는 완벽하게 감춰졌다. 아무도 과자가 술병을 건드리는 걸 목격하지 못했고 아주 작은 충격에도 술병은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술병은 최종 그녀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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