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소이혁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공주궁의 관원으로서 쟁반에 음식을 받쳐 들고 왔기에 지난번처럼 품위 있고 우아한 차림새 대신 소박한 청색 도포를 입고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묶어 단정하고 친근한 모습이었다.
나는 대추차를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목 넘김이 좋은 것이 정성껏 만든 것이 분명했다.
“맛있군요. 소 도련님에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소이혁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공주마마.”
그리고 조리 있게 동궁 염탐꾼 색출 결과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하륜이 최근 발탁한 측근 시종이 동궁 사람이라는 소식에 나는 깜짝 놀랐고 순간 마시던 대추차에 사레가 들려 멈추지 않고 기침을 해댔다.
소이혁은 황급히 다가와 내 손에서 그릇을 받아 옆에 내려놓고 자신의 손수건으로 내 입가를 닦아 주었다.
“공주마마, 괜찮으십니까?”
그의 태도에는 추호도 경박함이 없었고 오직 걱정과 당황한 기색만이 가득했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려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내 기억이 맞다면 소 사승은 공주궁의 사승이지 공주마마의 시종이 아닐 텐데. 대낮에 이렇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닙니까?”
소이혁의 손길이 멈칫했다. 그는 조용히 두 걸음 물러서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송 대감님.”
송유빈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소이혁에게 나중에 다시 보고하라고 말했고 소이혁은 공손히 물러났다.
나는 송유빈에게 물었다.
“어찌 인기척도 없이 들어오신 겁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송유빈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제가 방해라도 한 겁니까? 처음에는 공주궁을 제집처럼 알리지 않고 드나들라 하시더니 이제 와서는 제가 새 사람을 총애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여기시는군요...”
나는 황급히 그의 말을 막았다.
“점점 엉뚱한 소리를 하십니다. 방금 대추차를 마시다 사레가 들린 것뿐입니다. 근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송유빈의 눈빛이 더욱 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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