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안희연이 눈을 깜빡였다.
그녀와 고현준의 결혼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었고,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다.
그중에 강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안희연은 머릿속으로 각 가문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최종적으로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선배, 혹시 남성 강씨 가문의 사람이세요?”
강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성 강씨 가문’이라고 불릴 만한 곳은 오직 하나, 남성 지역의 최고 재벌인 강씨 집안뿐이었다.
강씨 가문의 역사는 고씨 가문만큼 깊지는 않았지만, 성장 속도만큼은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강휘현이 남성 강씨 가문 출신이라면, 왜 그동안 가문의 변호사에게 부탁하지 않고 졸업도 하지 않은 자신에게 특허 계약서를 봐달라고 했던 걸까?
안희연은 의문을 품고 물었다.
“선배, 제 결혼 사실도 알고 있고 현준 씨도 아는 사이면서, 며칠 전 마주쳤을 때 왜...”
“내 태도가 왜 다소 무례했는지 묻고 싶은 거야?”
강휘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희연 후배, 어떤 사람들은 어차피 부딪치게 돼 있어. 언제가 되든 그렇게 되기 마련이야인 일이지.”
‘언젠가는 부딪치게 될 사람들?’
강씨 가문과 고씨 가문은 지금까지 서로 간섭하지 않는 사이였는데 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안희연이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문득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강휘현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안희연은 고개를 저었지만, 강휘현의 시선은 조용히 그녀의 어깨너머로 향했다. 그녀의 뒤편 통유리 창밖에 주차된 검은색 마이바흐로 시선이 향했다.
마이바흐의 사이드미러에 비친 얼굴은 고현준이었다. 강휘현은 창문을 내린 고현준과 시선이 정확히 맞닿았다.
그 순간, 안희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고나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언니, 병원에 좀 와줄 수 있어요? 할머니께서 입원하셨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으세요. 괜히 주위 사람들에게 화풀이하고 식사에 대해서도 트집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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