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그날 밤, 안희연은 학과에서 발표한 명주를 석, 박사 통합과정 추천 대상자로 선정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세미나실에서 공개 토론회를 열어 명주의 이력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안희연은 몇 초간 멍하니 있었다.
아직 일이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학과에서 멋대로 결정을 내리다니?
그러고 나서 그녀는 곧바로 깨달았다. 학과에서는 그녀가 반대할까 봐 미리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이었다. 모두에게 명주의 종합 성적이 석, 박사 통합과정에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고 안희연에게는 반대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는 속셈이었다.
안희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들은 정말 사람을 만만하게 여기고 있었다.
...
다음 날, 세미나실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현장에 공개 토론회를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학부의 저학년 학생들이었는데 석, 박사 과정을 준비하는 후배들이었다.
“안희연,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세미나실 입구에 있던 안희연을 학과 교수가 가로막았다.
“공개 토론회 아닌가요? 저는 참가하면 안 되나요?”
안희연이 되묻자 교수는 한숨을 쉬고는 설득했다.
“명주를 밀어주는 든든한 빽이 있어. 우리 학년 다른 애들도 아무 말 안 하잖아. 너 정도 성적이면 다른 학교 석, 박사 통합과정을 노려볼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더라도 우리 학교 석사과정이 보장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오늘이 지나면 명주가 얼마나 우수한지 모두가 알게 될 거고 석, 박사 통합과정의 자격을 갖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의견을 제기하지 않을 거야.”
이것이 학교의 전략이었다.
“교수님, 저는 참석할 자격이 없나요?”
안희연은 그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담담하게 물었다.
“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기에 교수도 더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눈치껏 알아서 하라는 말을 남기고 안희연을 들여보냈다.
안희연은 구석 자리에 앉았다.
10분 후, 샤넬 투피스를 입은 긴 웨이브 머리의 여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정교하게 화장한 얼굴은 베이비페이스라 더 순진하고 모범적인 학생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과의 명주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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