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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언니, 쇼핑 싫어한다면서 어떻게 직원들이 언니 사이즈를 알아요?” 고나현이 묻자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고를 수 있도록 옷을 문 앞에 가져다 놓으라고 지시하곤 했어요. 사모님은 워낙 예쁘시고 몸매도 좋으셔서 뭘 입어도 잘 어울리세요!” “세상에, 오빠가 너무 잘해주는 것 아니에요?” 고나현은 부러운 듯 감탄하며 과장된 몸짓을 보였다. 안희연은 그녀를 돌아보며 다소 압박하듯 물었다. “아가씨, 돈은 충분히 가져오고 이렇게 막 사는 거예요?” 고나현은 괜히 찔려서 입을 삐죽거렸다. “사실 오늘 오빠가 언니 기분 풀어주라고 했어요. 돈은 자기가 낸다고.” 안희연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옅어졌다. 어쩐지, 고나현처럼 돈을 밝히는 사람이 통 크게 물건을 살 리가 없었다. 안희연이 말을 하려는 찰나, 몇 명의 여성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엇, 안희연 아니야?” 조미연이 디올 백을 어깨에 멘 채 안수지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로 몇몇 여자들이 더 보였지만 그저 파티에서 오며 가며 본 얼굴이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희연아, 어젯밤에 현준이랑 같이 너 보러 갔는데 왜 혼자 퇴원했어?” 안수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몸은 좀 나아졌어?” “수지야, 어젯밤에 고현준이랑 같이 있었어?” 조미연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둘이 사이가 좋네?” 뒤따르던 여자들도 거들었다. 안희연은 안수지가 일부러 다른 사람들에게 고현준과 가까운 사이라고 과시한다는 걸 알았다. 그게 아니면 굳이 ‘어젯밤’ 같은 애매한 단어를 언급했겠나. “희연아, 너 어떤 옷 사고 싶어? 언니가 사줄게.” 안수지가 기분이 좋은 듯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내자 안희연의 시선이 지갑을 잡은 그녀의 오른손 검지에 낀 사파이어 반지에 향했다. 족히 10캐럿이나 되는 사파이어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조미연은 안희연의 시선을 눈치채고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반지 고 대표님이 경매에서 낙찰받아서 수지한테 준 거야. 전에는 누가 안희연한테 사준 거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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