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마침내 주성빈이 그의 기분이 풀릴만한 화제를 떠올렸다.
“대표님, 경성 경매장에서 아까 경매 초대장을 보냈는데 내일 저녁에 열린답니다.”
“시간 없어.”
고현준은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경매 물품 중 하나가 사모님 어머니의 유품이에요.”
기억력이 좋았던 고현준은 단번에 안씨 가문 저택에서 들었던 에메랄드 팔찌가 떠올라 이내 마음을 바꿨다.
“가자.”
...
경매는 서양식 건물에서 진행되었다.
대문 밖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과 고급 승용차가 즐비했고 ‘사치’가 이곳에선 흔하게 쓰이는 단어였다.
달빛을 품은 듯한 흰색 드레스를 입고 루비 반지를 낀 안희연은 여리고 흰 피부가 더욱 돋보였다. 키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몸매 비율이 좋고 타고난 외모 덕분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안희연은 주위가 눈에 띄게 조용해지며 누군가 그녀와 나미래를 두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렸을 때부터 예쁜 얼굴에 공부도 잘하고 빠질 것 하나 없어서 모두 그녀를 좋아했기에 이런 관심에 익숙해져 있었다.
곧 재벌가 아가씨들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에게 다가왔지만 호의적인 얼굴은 아니었다.
“안희연, 혼자 왔어? 고현준은 왜 같이 안 왔어?”
“미연아, 아픈 데 찌르지 마.”
“뻔뻔하게 그런 짓까지 했는데 남들 얘기가 대수겠어?”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안희연을 조롱했다.
“옆에 있는 나는 사람이 아니야? 우리가 너희들보단 사람 같아 보이는데.”
나미래가 눈을 흘겼다.
큰 이목구비에 화려하고 매혹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나미래는 이 바닥에서 유일하진 않지만 가장 돋보이는 스타일이긴 했다.
한때 안희연과 나미래가 친구를 고르는 기준이 외모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제도 재벌가에서 가장 예쁜 둘이 하필 절친이었다.
여자들은 나미래의 조롱에 화가 나서 씩씩거리다가 그중 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호, 누구인가 했네. 하씨 가문 사모님 아니야?”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
“근데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은 도련님께서 아내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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