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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한편, 그 시각 고하진은 분장을 지우고 있었다. 얼굴은 이미 다 깨끗이 지웠고 손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열 손가락을 특수 제조한 액체에 담구었다. 잠시 후, 각 손가락에서 얇은 막이 벗겨졌다. 그녀가 하소백의 신분으로 나타나든 오늘처럼 다른 신분으로 나타나든 모두 고하진의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때문에 그녀는 매번마다 각 손가락에 얇디얇은 막을 씌웠다. 이는 스승님의 가문에서 가장 대단한 기술이었다. 이런 막은 아주 얇아 피부에 부착하면 티가 나지 않았고 더욱 대단한 건 디테일 처리까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손톱은 전혀 가려지지 않았고, 막의 가장자리는 손톱 주위의 틈에 모두 접착할 수 있었다. 손가락 아래로 내려갈수록 디테일이 선명했고 마지막에는 손가락 첫 번째 관절의 주름에 융합되었다. 확대경으로 본다고 해도 전혀 티나지 않을 정도로 교묘한 건 물론 만져 보아도 절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7년 전 그녀의 생일 파티는 할머니가 손수 준비한 것이었기에 그녀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그녀는 손가락마다 이런 특수 처리를 했었다. 때문에 그날 밤, 그녀가 무엇을 만졌든 지문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날 밤 그 남자에게 채웠던 수갑도 마찬가지였다. 한창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그녀의 전화벨이 울렸다. 휴대폰을 힐끗 쳐다본 그녀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고씨네 가문 전화네." 걸려온 전화는 유선 전화번호였다.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녀의 집 전화번호였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부모님이 살아있을 때 그들이 살던 집의 전화번호였다. 그 별장은 그녀의 아버지가 그들 가족을 위해 산 구입한 것이었다. 그녀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오빠가 함께 살아갈 집이었다. 하지만 7년 전 부모님이 세상 뜨고 나서 고씨네 가문 두 어르신이 이사 오게 되었다. 그 뒤, 그녀의 삼촌, 고모들이 자주 드나들었고, 그 집은 완전히 그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7년간, 이번이 고씨네 가문에서 그녀에게 처음으로 거는 전화였다. 당연히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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