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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장 돈은 속세의 것

하얀 도복을 입은 설강수는 천천히 걸어 나왔다. 노선애는 허리를 굽신거리며 황급히 물었다. “신의님, 제 남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를 만난 이상 희망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감사합니다!” 감사 인사를 한 노선애는 안으로 들어갔다. 하강우와 양은지도 따라 들어갔다. 한편, 설강수의 치료를 받은 양형서는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 침대 가에 앉아 있었다. “여보, 괜찮아요?” 노선애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까는 놀라서 숨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저도 못 살아요!” “하!” 양은지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좋아할 사람이 이모예요. 집안 재산 빼앗느라 혈안이 되어있을 거면서.” “양은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양형서가 끼어들었다. “이모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건 아빠밖에 없어요. 이제는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어요?” “나가!” “싫어요!” 양은지를 어찌할 수 없었던 양형서는 고개를 돌려 설강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의님, 하루 사이에 저를 두 번이나 살려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여보, 수표나 가져와.” 노선애는 수표를 가져왔다. 양형서는 통 크게 100억을 적어서 설강수에게 전해줬다. 설강수는 수표를 힐끗 보기만 할 뿐 받지 않았다. 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돈을 위해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신의님께 목숨을 빚졌습니다. 만약 받지 않으신다면 편안하게 살지 못할 것입니다.” “돈은 속세의 것입니다. 정말 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양씨 가문에 삼단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인은 쓸 수 없는 약재인데, 혹시 저한테 주셔서 효용을 하게 할 수 없을까요?” ‘삼단초?’ 이 말을 듣고 양형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금방 머리를 흔들었다. “저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얼마든지 드렸을 것입니다.” 양형서는 일부러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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