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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신의불굴의 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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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파혼은 좋지 않아요

“조금 전에 할아버지를 구해줬는데 이제 와서 파혼하겠다고 하면 좀 그렇지 않나요?” “18년 전, 하강우의 스승은 날 한 번 구해줬어. 그리고 오늘은 하강우가 날 구해줬지. 하지만 이건 내가 진 빚이지 손녀인 너랑은 아무 상관 없어.” “할아버지,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너 정말 하강우 마음에 안 드니?” “마음에 들 리가 없잖아요! 지저분하고 더러운 데다가 볼품없는 쇼핑백이나 들고 다니는데 말이에요. 폐지 줍는 사람도 아니고.” “그러면 걔가 계약서 들고 찾아왔을 때 파혼하겠다고 했어야지. 왜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이 일로 내가 또 빚을 지게 됐잖아. 이 빚만 없었더라면 내가 죽어서 걔 스승에게 졌던 빚을 갚지 않아도 됐잖아.” “할아버지를 어떻게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만들어요? 저 이미 그 사람이랑 약속했어요. 일단 1년 지내보고 1년 뒤에도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혼하기로요.” “1년이라고? 나쁘진 않네. 하지만 아영아, 정말로 1년 같이 지내볼 생각이라면 진지하게 임하도록 해. 진짜 부부처럼 말이야. 넌 여자니까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되지만 배척하지는 마. 적어도 아내로서 본분은 다 해야지.” “할아버지, 자꾸 헛소리하시면 저 내일 당장 이혼해서 그 사람 쫓아낼 거예요.” “알겠어, 알겠어. 그만할게. 너희 일은 너희끼리 알아서 해. 난 늙었으니 당장은 내 목숨 지키기도 바쁘니까 끼어들지 않을게. 하지만 하강우 걔가 있으니 내가 죽을 일은 없겠네. 걔는 윤재욱보다 더 대단한 신의니까 말이야.” “흥, 저 삐졌어요!” ... 하강우는 손을 씻다가 윤재욱이 김수호를 한 방 안으로 수상쩍게 끌고 가는 걸 보았다. 호기심이 생긴 하강우는 그 옆에 있는 빈방으로 들어가서 벽에 귀를 붙이고 엿들었다. “중해시 최고 신의라면서요? 왜 촌놈보다도 못한 거예요? 윤 선생님 때문에 제 계획이 망했잖아요!” “송 회장님이 독충에 당한 사실을 아무도 몰랐잖아요. 전 독술사가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송 회장님이 독충에 당했다는 건 누가 송씨 가문을 노린다는 걸 의미해요. 송아영 씨가 독술을 할 줄 아는 촌놈을 비서로 두었다는 건 아마도 그걸 막기 위해서겠죠.” “그 촌놈은 별 볼 일 없는 놈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어요. 언젠가는 그놈을 죽여버려야겠어요. 제가 원하는 건 송아영이에요. 전 송아영을 제 아내로 삼을 거예요. 송아영을 얻으면 송씨 가문도 우리 김씨 가문의 것이 될 테니까요.” “도련님, 초조해하지 마세요. 제게 하루 만에 한스 그룹을 무너뜨릴 방법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송아영 씨는 한스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도련님과 결혼해야 할 거예요.” “얼른 말해보세요.” “한스 그룹은 이미 경영 위기에 처해 있어요. 이번에 미친 듯이 협력 파트너를 찾는 이유가 바로 마지막으로 발악하기 위해서예요. 그들은 인심 병원과 초보적으로 협상하기는 했지만 아직 정식으로 계약하지는 않았어요. 인심 병원은 제경 손씨 가문의 사업인데 손씨 가문은 8대 가문 중 하나죠. 그리고 손씨 가문의 집권인 손호윤은 L국 의학회 회장으로 L국 최고의 신의이자 대통령의 주치의로 아주 대단한 인물이에요. 저의 큰형님 윤기태는 18살부터 인심 병원에서 일을 했어요. 그리고 수십 년간 노력한 덕에 지금은 손호윤 씨의 최고 제자가 되었어요. 중해시에서의 사업은 저희 형님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데, 제 형이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송씨 가문과의 전략적 협력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어요. 만약 송씨 가문이 활약한다면 손씨 가문에서는 투자를 늘릴 거래요. 손씨 가문은 한 국가만큼이나 재력이 뛰어나고, 세력 또한 엄청나요. 송씨 일가가 손씨 일가와 손을 잡게 된다면 앞으로 승승장구하게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도련님은 송아영 씨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 거예요. 하지만 저희 형님께서 한마디만 하면 한스 그룹과 인심 병원의 협력은 끝날 수 있어요. 그리고 김씨 가문이 송씨 가문 대신 인심 병원의 파트너가 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승승장구하게 되는 건 김씨 일가겠죠.” ... 병실 안. 송강태는 이제 막 상태가 나아져서 손녀와 몇 마디 나누고는 이내 잠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자는 걸 방해하지 않기 위해 송아영은 병실에서 나왔다. 이소희 혼자 병실 밖에 있는 걸 본 그녀가 물었다. “하 비서는 아직 오지 않은 거야?” “네.” “다음 주에 파트너와 계약하고 나서는 곧바로 인심 병원과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해야 해. 연달아 두 번 발표회를 해야 하고 계약 성사한 기념으로 파티도 준비해야 하니 지금 바로 회사로 가서 준비해야겠어. 잠시 뒤에 하 비서가 온다면 옷 좀 사줘. 하도 지저분해서 누가 보면 거지인 줄 알겠어. 발표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서 내 체면을 깎거나, 회사 이미지에 영향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 그리고 당분간 하 비서가 지낼 곳도 마련해 줘.” “송 대표님, 그 사람을 데리고 발표회에 참석하시려고요?” “내가 채용한 비서인데 왜 안 데리고 가겠어?” 송아영은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면서 떠났다. 이소희는 분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하강우가 너무 미웠다. 일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비서가, 수습 기간도 끝나지 않은 비서가 무슨 자격으로 그렇게 중요한 발표회에 참석한단 말인가? 돌아온 하강우는 이소희 혼자 있는 걸 발견했다. “송 대표님은요?” “회사로 돌아가셨어. 넌 내게 맡기셨고. 지금부터 넌 내 말을 들어야 해. 내가 시킨 일은 다 해야 해!” “그래요.” “가자. 송 대표님이 옷을 사주라고 하셨어. 지저분해서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줄 거라고.” “네.” 하강우는 순순히 따랐고 이소희는 내심 즐거웠다. 고분고분한 사람이 가장 만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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