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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선생님

안인국은 충격에 빠졌다. ‘금백화가 두 층이었어? 만약 벗겨봐서 진짜 두 층이라면 이 금백화는 전설의 그림 속 그림인데. 그리고 그림 속 그림은 아주 귀한 거라고.’ 안인국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세상을 뒤흔들만한 작품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랐다. 만약 정말로 그런 작품이 나온다면 400억에 기꺼이 살 생각이 있었고 하강우에게 무릎을 꿇고 선생님이라 부를 생각도 있었다. 자신의 실력이 하강우보다 부족하다면 인정하는 수밖에. 쓰윽.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림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금백화는 두 그림으로 나뉘었는데 한 폭은 은색, 다른 한 폭은 금색이었다. 은색은 은백화, 금색은 금백화였다. 은백화의 가치가 금백화보다는 낮았지만 그래도 귀한 물건이었다. 안인국은 재빨리 확대경을 들고 다가가 살폈다. 먼저 은백화를 살피던 그는 흥분한 나머지 손까지 부들부들 떨었다. 그 바람에 확대경마저 덜덜 떨렸다. “신윤복. 이 은백화는 신윤복 님의 작품이에요.” 곧이어 금백화도 살폈다. “김홍도? 정말 김홍도 님의 작품이에요. 금백화는 김홍도 님이 그린 거예요.” 안인국은 그대로 하강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이 두 그림 저한테 파실 수 있나요? 두 그림을 천억에 사겠습니다.” “천억요? 그래도 양심은 있네요.” 하강우는 안인국을 일으켜 세우면서 웃었다. “선생님이라 부르지 마세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에요.” 털썩. 안인국은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사부님, 절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왜 또 꿇었어요? 얼른 일어나요. 전 제자 안 받아요.” “절 제자로 받지 않으시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알았어요. 받을 테니까 사부라고만 부르지 말아요. 선생님이 절 사부라고 부르면 제가 너무 늙어 보이잖아요. 앞으로 그냥 계속 하 비서라고 불러주세요.” “네, 사부님.” “또 이러신다.” “네, 사부님. 밖에서는 하 비서님이라고 부르고 우리만 있을 때는 사부님이라고 부를게요.” 고윤각에서 나온 송아영은 문득 뭔가 깨달은 듯하더니 웃으면서 하강우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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