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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가치가 사라진 금백

이소희는 송아영의 뜻을 거역할 수 없기에 결국 하강우에 대한 원한만 더욱 짙어졌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언젠가는 복수하고 만다, 내가.’ 하강우가 이소희를 대놓고 괴롭혔는데도 송아영은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렇다면 다음 주 직원 총회에서 회사 전체 직원들 앞에서 하강우를 괴롭혀도 송아영이 가만히 있을 가능성이 컸다. ‘촌놈을 자르지 못한다면 괴롭혀야지. 아주 망신당하게. 체면이 싹 다 깎여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할 거야. 한스 그룹에 다닐 면목이 없으면 알아서 꺼지겠지.’ 이소희는 화장실로 달려가 얼굴에 묻은 먼지를 깨끗하게 씻었다.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송아영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 비서 얼굴이...” “왜 그러세요? 무슨 문제 있어요?” 이소희는 루이비통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비춰보았다. 그 순간 그녀마저도 깜짝 놀랐다. 피부가 눈에 띄게 달라졌는데 아주 하얗고 촉촉해진 것이었다.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여전히 예쁘던 18살 소녀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아까 얼굴에 묻은 먼지는 공짜로 준 팩이라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효과는 하루밖에 유지되지 않고 내일이면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겁니다.” 송아영은 하강우의 설명을 믿었다. 이 기회를 빌려 이소희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 비서 아까 하 비서를 오해했어. 하 비서가 이 비서를 괴롭힌 게 아니라 아주 신통한 효과가 있는 팩을 선물해준 거야. 이 팩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효과가 좋고 또 바로 나타나. 나 지금까지 엄청 많은 팩을 해봤지만 이것보다 좋은 팩은 없었어. 그러니까 하 비서한테 고맙다고 하고 앞으로 더는 하 비서 괴롭히지도 마.” “고맙다고 하고 더는 괴롭히지 말라고요?”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송아영의 말에 이소희는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표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하강우에게 말했다. “고마워. 앞으로 다시는 괴롭히지 않을게.” 마지막 한마디를 이소희는 거의 이를 악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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