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딸의 편
노선애는 말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 진짜 달려들려고 했다. 하강우를 끄집어낼 기세로 말이다. 그러자 양은지가 발 빠르게 하강우의 앞에 막아섰다.
“나한테 맞아보고 싶어요? 그 잘난 얼굴에 흉터 만들어줄까요?”
양은지는 갈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을 세웠다. 그녀의 손톱에 긁힌다면 정형외과 방문은 피하지 못할 듯했다.
“여보, 얘 좀 봐요. 촌놈 때문에 저한테 험한 말을 하는 게 말이나 돼요?”
이런 상황은 집에서도 수도 없이 나타났다. 양형서는 거의 매일 두 사람의 싸움을 중재해야 했다.
그가 갑자기 중해에 와서 양은지에게 중책을 준 것도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서이다. 얼굴을 마주 보면 싸울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 여자 다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 그는 못 들은 척 침대에 털썩 누워서 하강우에게 말했다.
“시작해요! 그쪽이 뭘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하강우는 뱀 가죽 가방을 들고 침대 옆에 걸어갔다. 곁에서 노선애는 미간을 찌푸리며 비아냥거렸다.
“누가 촌놈 아니랄까 봐, 냄새 나는 더러운 주머니나 들고 다니네. 아니, 여기 중해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하지 않았어? 경비는 왜 저런 녀석을 들여보냈대? 오늘 나온 경비는 싹 다 해고해야 해! 고급 호텔이면 사람 가릴 줄을 알아야지!”
“위드미 호텔은 이제 아빠 명의로 제가 관리해요. 경비는 해고하지 않을 거예요. 향수에 절여 있는 구미호가 이래라저래라 할 일도 아니고요. 무식하면 입이나 다물고 있어요.”
말발로 양은지를 이길 수 없었던 노선애는 또다시 쪼르르 양형서의 곁으로 가서 고자질했다.
“당신 딸 좀 봐요. 저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요. 어머니한테 구미호가 뭐예요.”
“구미호처럼 예쁘다는 얘기야. 그건 칭찬이지.”
노선애는 상간녀 출신이다. 그래서 양형서는 줄곧 전처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싸울 때 항상 양은지의 편을 들어줬다.
사실 그도 알고 있었다. 노선애가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만약 회사 파산하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가장 먼저 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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