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심경준은 대답 한마디하고 유민서 곁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몰래 한번 쳐다보았다.
달처럼 말끔하던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두 줄 나 있었다. 머리카락은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는데, 그녀의 하얀 얼굴을 더욱 불쌍하게 돋보였다.
유민서는 약간 창피해서 두 볼이 빨개졌다.
떨리는 속눈썹에서 떨어지는 눈물은 마치 하늘에서 추락한 별 같았다.
심경준은 약간 넋을 잃었고 그의 심장도 유민서의 떨리는 속눈썹을 따라 불규칙하게 뛰고 있었다.
“이 자식, 얼른 네 아내한테 사과해!”
심준호는 화를 내면서 재촉했다.
“제가 왜요? 저 때문에 우는 것도 아니잖아요?”
심경준은 이해 안 가는 얼굴로 이마를 찌푸렸다.
그러자 심준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연이는 네 여자니까! 네 여자 울었는데, 설마 이 늙은이가 달래 주겠어? 너 입 안 달렸어?!”
“할아버지, 저랑 경준이 이미 이혼했어요. 저…….”
“이 3년 동안 너한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잖아! 이 자식이 너한테 사과하는 게 맞아!”
심준호는 이혼이란 단어를 듣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자기가 이혼한 것보다 더 마음 아파했다.
“못난 놈! 머리에 도대체 뭐가 들어간 거야! 만약 오늘 아연이를 달래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가서 네가 내 심준호의 손자라고 하지 마!”
심경준은 입술을 꾹 다물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낮음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유민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기억 속에 이건 이 남자가 처음으로 자기한테 하는 사과였다.
“허리 한번 숙여!”
심준호가 말했다.
“그럴 필요 있어요?”
심경준은 눈썹을 한번 들어 올렸다.
“깨진 벽돌 위에 무릎 꿇고 있으라고 안 한 거,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네 할머니한테 사과할 때 그랬잖아. 먼저 사과하고 그다음에 허리를 숙인다. 성의가 있어야 해! 아연이는 내 귀한 손자며느리야! 얼렁뚱땅 넘어가기만 해 봐! 어서!”
심경준은 할아버지의 명령에 어쩔 수가 없어서 시선을 내리고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유민서를 향해 깊게 허리를 숙였다.
“백아연 씨, 죄송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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