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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유민서는 순간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의 마음이자,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팔찌가 이렇게 쉽게 김은주 손에 망가졌다. 순간 분노의 불길이 유민서 마음에 타올랐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김은주를 이 팔찌처럼 부숴버리고 싶었다. “김은주!” 유민서는 빨개진 두 눈으로 김은주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김은주는 놀라서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이판사판으로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백아연, 내가 팔찌를 부러뜨리기 했지만, 그게 뭐 어때서? 어차피 여긴 우리 둘 밖에 없어. 네가 날 다치게 했다고 하면 경준 오빠가 과연 누구의 말을 믿을까?’ 김은주는 음침하게 웃으며 세면대 위에 놓인 팔찌 조각을 잡고 자기 여린 팔목을 내밀었다. 유민서는 김은주의 의도는 순간 눈치채고 막으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윽!” 김은주는 부서진 옥 팔지로 자기의 손목을 그었다. 최대한 동맥을 피했지만, 경험이 부족한 탓에 상처가 깊어져서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그리고 유민서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김은주는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 놀라서 얼어버렸다. 하지만 이미 다쳤으니, 이번 기회를 더더욱 놓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에서 뛰쳐나갔다. 유민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부서진 옥 팔지를 손에 꽉 쥐었다. 그녀의 눈시울이 또 다시 빨개졌다. 유민서가 나가자마자, 화장실 제일 안쪽 칸의 문이 살짝 열렸다. ……. 김은주는 피가 흐르는 손목을 잡고 울면서 어딘가로 뛰어갔다. 경매 활동이 끝나자, 손님들은 하나, 둘씩 장내에서 걸어 나왔다. 김은주를 발견한 사람들은 그녀가 정신병자인 줄 알고 본능적으로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경준 오빠! 엄마, 이모! 살려주세요!” 김은주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많은 사람이 시선을 이쪽으로 돌렸다. ‘백아연, 네가 감히 이간질해? 그렇다면 네가 모든 걸 잃게 하겠어! 오늘이 지나면 경준 오빠는 네가 아주 악독한 여자라고 생각할 거야!’ 진씨 자매와 심윤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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