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이 말이 나오자, 모든 귀부인들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진미숙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이 아름다운 여자가 심경준의 전처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유민서를 그냥 어느 명문의 아가씨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서야, 어디 감히 심광현의 부인한테 말대꾸하겠는가? 진미숙은 화가 나서 간까지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냉소를 지었다. “하, 백아연 씨, 이제 더 좋은 남자한테 매달렸다고 많이 달라졌네? 네 말솜씨가 이렇게 좋은 거, 전에는 왜 발견 못했지?” 유민서는 고운 눈썹을 한번 들어 올렸다. 그리고 진미숙의 비아냥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고운 법이죠. 상대방 태도에 달린 문제인데, 남자랑 무슨 상관이죠?” 그러자 진미숙의 얼굴이 더욱 빨개지더니,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다. “백아연! 우리 엄마, 그래도 어른인데, 그게 무슨 태도야!” 심윤혜는 자기 엄마가 모욕당하자, 화가 나서 싸울 기세로 달려들었다. 유민서는 냉소를 지었다. 심윤혜는 자기 엄마를 닮아서 소갈머리가 나쁘지만 엄마의 참을성은 배우지 못했다. 솔직히 유민서는 이런 멍청한 여자랑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 사람 눈이 먼 거 아니야?” 임주승이 참다못해 차가운 얼굴로 유민서 앞에 막아섰다. “누가 먼저 시비 걸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텐데요?” “어머, 전에는 유 대표랑 있더니, 이분은 또 누구시죠? 백아연 씨 주위에 남자가 참 많네요.” 김은주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비아냥거렸다. “김은주 씨, 말 함부로 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생각해 봤어요?” 유민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김은주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김은주는 살짝 겁이 났다. 전에 백아영이 그저 얌전하고 연약한 촌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약간 두려웠다. 왜냐면 백아연과 접촉하면 할 수록, 점점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백아연 씨, 여긴 백아연 씨가 나타날 곳이 아니에요. 우리도 백아연 씨를 위해서 하는 말이에요.” 진미영은 웃는 얼굴로 비아냥거리면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