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김은주가 훌쩍훌쩍 거리면서 나갔다. 도우미들은 뒤에서 김은주가 매번 올때마다 한바탕 하고 울고 간다고 재수없게 생각했다.여기가 무슨 장례식장도 아니고 말이다. 심경준은 쏘파에 앉아 너덜너덜해진 양복을 보며 한동안 멍을 때렸다. “도련님,늦었어요.우유 마시고 얼른 자세요.” 미진아주머니가 들어와서 남자에게 우유를 건네주면서 멀쩡했던 옷이 망가진걸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게 됐네요.” 말속에 뜻이 따로 있었다. “다음번에 은주가 오면 함부로 제방하고 서재 못들어오게 잘 지켜봐줘요.그리고 백아연쪽도요.” 심경준이 나지막하게 말한다. “도련님,걱정 마세요.제가 어떻게 해서라도 무조건 지킬게요!” 미진아주머니는 다행이라는듯이 말했다. “다행히 제가 오늘 따로 신경 써서 작은 사모님 방 잠궈났으니 망정이지 안그럼 그 은주씨가 또 들어가서 무슨짓 할지 몰라요.” “아주머니,그렇게 말하지 마요.은주도 나쁜 생각으로 그런거 아닐거예요.제가 그래도 삼년동안 빚진게 있잖아요.” “그럼 작은 사모님은요.작은 사모님은 뭘 잘못했는데요?도련님이 사모님하고 이혼한건 사모님한테 안미안하세요?”미진아주머니가 백아연을 대신해 억울해 했고 언성도 높아졌다. “할아버지가 애초에 억지로 결혼하게 만든거 저예요 그여자가 아니라.그여자는 이결혼 거절할수도 있었어요.” “도련님 말씀은 작은 사모님이 자처한거다 이말씀이예요?” “......”심경준은 하얘진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일찍 쉬세요.” 아주머니는 얼굴색이 안좋아져서 원망만 남긴채 가져왔던 우유도 도로 가지고 방에서 나갔다. 심경준은 눈이 살짝 처지더니 씁하고 소리냈다. 기분 나빠 하는건가?사실 우유 마시고 싶었는데. 그 백아연은 대체 언제부터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을 다 사들인걸가? 머리 쓰기는. 김은주는 딱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갔고 안좋은 소식도 함께 안고 갔다. 심진쪽 도움이 없으면 금영은 개난장판이 되는데 그러면 회사가 다시 일어서기도 힘들다. “심경준 그놈 대체 무슨 뜻이야?말로는 사랑한다면서 결국은 이게 뭐야.지금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