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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장

강서진이 그런 심경훈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빠져들것만 같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늘하늘거리는 자태와 옥구슬같은 목소리에 취할것만 같았다. 심경훈은 넋놓고 강서진을 바라본다. 무대 위 곱게 차려입은 여자와 무대 아래의 명문가 도련님,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딴 세상에 있는것마냥 한없이 멀어보인다. “서아......저게 진짜 서아야?!” 어르신은 두 손을 꼭 맞잡고 흥분에 겨워 말씀하셨다. “서아 맞네! 저 날렵한 콧대며 도톰한 입술까지......우리 서아가 맞아!” 그 순간, 심경훈이 다리에 힘이 풀린듯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경훈아 괜찮아? 얼굴이 말이 아니다 너.” 허여찬이 창백해진 심경훈을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괜찮아......” 심경훈이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눈을 축 늘어뜨렸다. 서아라는 이름이며 백서아라는 사람까지......자꾸만 오래전에 이미 만난적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심남훈이 듣고싶어한 곡은 <모란정>이었다. 앞서 강서진은 늘 무대복장을 준비해 할아버지 앞에 가서는 짧게나마 곤곡 한 단락을 부르며 할아버지 기분을 좋게 해드렸었는데. 처음 곤곡을 들으시고는 할머니와의 아름다웠던 추억에 젖어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시며 어린 아이마냥 서러워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할머니는 한때 국내 유명 곤곡의 주인공이셨고 그런 할머니의 팬이었던 할아버지가 가문의 압박과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할머니와 결실을 맺으셨다는 얘길 들은적이 있었다. 두 분의 진심어린 사랑을 부러워하며 꼭 그런 사랑을 할거라 다짐했던 강서진은 강제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게 하는 심경훈을 보며 그제야 알았었다. 그 남자에게 마음 뺏긴 순간부터 이 사랑은 새드엔딩이었다는걸 말이다. 다들 말하는것도 잊은채 무대에 홀려버린다. “저 분 심 대표님 전부인이시래! 어쩜 이 시대에 고전 예술을 저렇게나 좋아하는 팔방미인이 다있지!” “쯧, 말 끝마다 전부인 전부인! 지금은 강 대표님 여자친구시거든!” “돌고돌아 다시 만날지 누가 알아? 심 대표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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