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얼른 전화를 받은 강서진은 달콤하게 상대를 불렀다. “둘째 오빠.” “막내야! 너한테 통화하는 게 왜 이렇게 힘들지? 무슨 자동으로 끊어?” 강우원의 목소리는 다급하기에 그지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강서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막내 너한테 연락 없었어?” “없었는데? 뭐야, 무슨 일인데 빨리 말해.” 강우원이 걱정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걔랑 술 마셨다가 둘 다 취했을 때 또 진담을 하더라고!” 강서진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녀의 막내 오빠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있었다. 보통 취한 뒤에 하는 말은 진심으로 여겨서는 안 됐지만 그가 취중 진담으로 하는 말은 이튿날 무조건 이루어졋다! 게다가 남들은 취하면 뭐라고 했는지도 기억 못 하는 데 그는 타고나길 기억력이 아주 좋아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취했어도 했던 말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남다른 기억력도 최고 요원의 스킬 중 하나였다. “막내 오빠가 뭐랬는데?” 강서진은 더욱더 긴장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심꽃밭을 죽이겠다고 했어!” 강서진은 머리가 윙 하니 울렸다. 강주원이 제때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주저앉았을지도 몰랐다. “막내가 이번에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비행기 몰고 온 건 너 대신 복수를 하려고 온 거야! 어젯밤에 심경훈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면서 죽이지 못하면 대라도 끊어야 분이 풀리겠다고 했었단 말이야! 그래도 네 말을 듣고 난 뒤에는 심경훈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제 술에 취해서는 또 그 얘기를 하더라고. 오늘 내가 하루 종일 전화를 걸었는데 하나도 받지 않아! 설며 심경훈을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 강서진은 심장이 벌렁거려 큰오빠에게 설명할 틈도 없이 그대로 등을 돌려 성당 밖으로 달려 나갔다. * 기자회견 장소. 심이슬의 사과에 성의가 보이지 않아 라이브 방송에는 불만이 폭주하며 악플이 줄줄이 쏟아졌다. 사실 오기 전에 임지선은 이미 직접 그녀를 위해 원고도 작성해 달달 외우게 했고 무대에 오르기 전에 절대로 화장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