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장

이른 아침 햇살은 따스했다. 강서진은 말랑한 침대에서 깨어났다. 느긋하게 이불 속에 누워서는 엉덩이는 뒤로 쭉 빼고 긴 팔은 위로 쭉 늘리는 모습이 막 잠에서 깬 아기 고양이 같았다. 그녀는 흰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평소와 마찬가지로 후원에 있는 1인용 보트를 타러 갔다. 임지섭은 아침 일찍 간단하게 씻은 뒤 물가에 서서는 왼손에는 물통을, 오른팔에는 깨끗한 수건을 든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심이슬이 저희 호텔 직원을 모욕하는 영상이 전부 삭제됐습니다. 관련 키워드조차 사라진 상태입니다.” 임지섭은 흰 수건을 강서진에게 건네며 친절하게 뚜껑을 열어줬다. “비록 아직 어느 정도 열기는 남아있지만 그것도 빠르게 진정이 될 것 같아 별다른 이슈는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 만경 그룹의 마케팅팀과 법무팀은 서경에서 손에 꼽히는 사람들인데. 게다가 이미 심경훈이 전부 손에 넣은 사람들이잖아.” 강서진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니까, 심경훈이 지우라고 했단 겁니까?” 임지섭이 두 눈을 부릅떴다. 머리를 휙 넘긴 강서진은 고개를 젖힌 채 물을 들이켰지만 두 눈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았다. 그녀의 하얗고 매끈한 긴 목은 매혹적이게 휘었다. 고작 물을 마시는 것뿐인데도 임지섭은 그 광경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방해물은 제거하고 이익만 좇으며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일만 하는 게 바로 지금의 심경훈이야.” 강서진은 손을 들어 손등으로 입가에 묻은 물방울을 훔치더니 입꼬리를 올려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만약 일을 하다가 알게 된 게 먼저였다면 때려죽여도 그런 남자는 좋아하지 않았을 거야.” 어긋난 시간과 잘못된 인연인 것이다. 그녀가 심경훈을 사랑한 걸 한 마디로 하자면, 이성과 관념을 저버렸다고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반격하실 생각이신가요?” 강서진의 순진무구해 보이는 예쁜 두 눈에는 천년의 수행을 쌓은 여우가 들어 있는 듯했다. 영롱한 두 눈동자가 반짝이면 모든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