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너 자는 거 아니었어?”
진수혁은 몸을 일으켰다. 그는 감정적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자느니 궁금증을 푸는 게 더 재밌지.”
고준석은 이 말을 하며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컵 두 개와 술 한 병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런 다음 진수혁에게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네 이야기라면 더더욱.”
진수혁은 입을 열지 않았다.
술과 컵이 들어왔다.
고준석은 사람들을 내보낸 후 직접 술을 따랐다. 두 컵에 각각 술을 따라 한 컵을 진수혁에게 건넸다.
“넌 이야기하고 난 술 마실게. 말해봐.”
진수혁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이 순간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보지 마, 소름 돋아.”
고준석은 농담을 던졌다.
진수혁은 그의 손에서 컵을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고준석은 이제 진짜 궁금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젯밤 하늘이가 나한테 두 가지 질문을 했어. 내가 대답하자 하늘이가 화를 냈어.”
진수혁은 평온하게 말했다.
“그리고 자기가 죽은 걸로 생각하라고 했어.”
“무슨 질문이었어?”
고준석은 이 두 질문이 단순하지 않을 거라고 직감했다.
하늘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이 든 아이였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면 분명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진수혁은 그를 보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 두 질문 때문에 답답한 게 아니었다. 그 질문들로 인해 다른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강요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아마 소유리와 관련이 있을 거야.”
고준석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넌 소유리가 순수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왜 계속 엮이는 거야?”
그녀가 속임수를 쓰고 사실을 왜곡하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멀리 보내지 않고 오히려 더욱 관대하게 대해주고 있었다.
이런 행동은 진수혁답지 않았다.
“약속 때문이야.”
진수혁은 이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그에게 털어놓았다.
“약속이라 해도 너는 그렇게 해서는...”
고준석은 말하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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