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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이런 생각을 하며 소유리는 갑자기 명분이 절실해졌다. “수혁 씨.” “말해봐.” 진수혁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수랑 이혼하면 나랑 결혼할 거야?” 소유리는 이 질문을 할 때 심장이 엄청나게 뛰었다. 그녀는 불안했으며 원치 않는 대답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 진수혁의 잘생긴 눈매 사이로 진지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묻는 게 조금 성급한 건 알아.” 어색한 분위기가 싫은 소유리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말을 이었다. “그냥 미리 알아두고 싶어서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 진수혁은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 “과정이 아무리 변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아.” 소유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구나.” “응.” “그럼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거야?” 소유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진수혁의 깊은 눈빛이 그녀에게 고정되었다.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았고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도 알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는 없었다. 소유리는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냥 네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그들이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돼서.” 그녀는 자신이 어색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 “그러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진수혁은 그녀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진 사모님은 오직 서지수뿐이야.”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의 배우자는 오직 서지수였다. “그럼 다행이야.” 소유리는 마음속으로 상처를 받았지만 얼굴에는 전혀 슬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만약 네가 이전에 결정을 후회한다면 다시 선택할 수도 있어.” 진수혁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분명히 말했었다. 줄 수 없는 건 줄 수 없다는걸. “난 네 선택을 존중할 거야.” “아냐.” 소유리는 빠르게 반박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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