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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서지수가 질문했다. “진짜든 가짜든 관심이나 있어요?” “당연히 관심 있지.” 강석구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너의 엄마이자 내 아내이기도 하니까.” “정말 아내로 생각했다면 그때 돈을 빼돌리고 저희한테 빚만 남기고 도망치지 않았겠죠.” 서지수는 복잡한 심경으로 머릿속에 과거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저희를 내버려두지도 않았겠죠.” 상대방은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서지수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아빠가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그랬다면 믿을 거야?” 강석구의 목소리는 확 늙은 것처럼 들렸다. “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너희도 따라서 그 사건에 연루되었을 수 있어.” 서지수는 가소롭기만 했다. “제가 믿을 것 같아요?” 이건 칼로 살을 찌르면서 다 너를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여기 잠깐 와봐. 내가 모든 것을 알려줄게.” 강석구의 목소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다 듣고서도 나를 원망한다면 내가 너의 엄마 앞에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할게.” “그래요.” 서지수는 전화를 끊고 아무 택시나 잡아 그가 보내준 목적지로 향했다. 마음속으로는 다 거짓말일 거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기대를 품고 있었다. ‘만약 정말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예전처럼 거짓말에 속아 불려 간다고 해도 어차피 지금 빈털터리인데 이용당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약 진짜라면 두 모녀는 정말 그의 사과가 필요했다. 반 시간 뒤, 바에 도착한 서지수는 그가 알려준 방으로 향했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주저 없이 문열고 들어갔다. 방 안의 불빛은 어두웠지만 첫눈에 소파에 앉아있는 중년의 남성을 알아보았다. 서지수가 나타나자 그는 일어서면서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지수야.” 서지수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우두커니 쳐다보았다. 몇 년 만에 보았더니 그는 대표님 시절 패기 넘치는 모습은 사라지고 초췌하기만 했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어서 와서 앉아.” 강석구는 다가와 그녀를 소파로 이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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