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강하나는 박지헌의 손에 들린 가방을 보고 한눈에 그것이 서다은의 가방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서다은은 단 하나의 샤넬 가방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선을 의식한 박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오해하지 마. 회식에 서다은을 데려왔는데 몸이 안 좋다고 해서 화장실에 데려다줬을 뿐이야.”
여직원이 몸이 안 좋아 화장실에 가는데 사장님이 직접 따라가고 심지어 가방까지 들어주는 모습이라니.
참으로 자비로운 자본가였다. 강하나는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래?”
그녀는 그의 어설픈 거짓말과 미심쩍은 표정을 굳이 들춰내지 않고 담담하게 대꾸한 뒤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박지헌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너, 내가 한 말 안 믿는 거야?”
강하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믿건 안 믿건 중요하지 않아. 우린 이미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까. 게다가 지헌 씨가 나한테 이런 걸 설명할 의무도 없잖아.”
“강하나!”
그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네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네가 계속 짜증만 내면서 나랑 같이 행사에 오기를 거부하니까 내가 서다은을 데려온 거잖아! 그리고 너, 아버지한테 뭐라고 한 거야? 왜 일이 그쪽으로까지 번지게 만드는 건데! 내 골치만 더 아프게 하려고?”
서다은 이야기를 박정재에게 전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곳 화장실 앞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강하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그저 아저씨에게 우리가 이혼할 거라고 말씀드린 것뿐이야. 다른 말은 하나도 안 했으니 걱정하지 마.”
박지헌은 성가시다는 듯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이혼은 절대 안 한다고.”
“그렇다면 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겠네.”
그녀는 차갑게 말하고 나서 여자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잠시나마 이런 일들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화장실에 들어서니 서다은이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강하나는 숨을 살짝 들이쉬었다. 마치 겨우 늑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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