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장
단정우는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연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두 번째가 낫지만 합을 맞추는 느낌으로는 세 번째가 더 좋았어요. 이 분과는 처음 만났는데도 의외로 호흡이 잘 맞더군요.”
세 번째 후보는 바로 그 뚱뚱한 중년 배우였다.
강하나는 반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도 이분이 마음에 들어요. 그럼 내일 한 번 더 면접을 보고 더 뛰어난 사람이 없으면 이분을 선택하는 걸로 해요.”
단정우는 예상 밖이라는 듯 물었다.
“이분을 뽑는다고요? 그런데 제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데, 상대역까지 무명 배우라면 홍보나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강하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환하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흥행보다는 내가 원하는 영상을 찍는 게 더 중요해요. 난 언제나 후자를 선택할 거예요.”
단정우는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다가 순간 멍해졌다.
그는 그녀가 경기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모습도 봤고 화가 나서 나무에 올라가 다른 사람을 향해 악을 쓰는 모습도 봤으며 뜨거운 음식을 먹고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귀엽게 몸부림치는 모습도 봤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눈빛이 반짝이고 미소가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일을 이야기할 때와 꿈과 목표에 대해 말할 때면 항상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그때 갑자기 눈앞에서 손이 살짝 흔들렸다.
“왜 또 멍때리는 거예요?”
강하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단정우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오늘따라 계속 멍해 있네? 무슨 일 있어요? 혹시 정우 씨 첫사랑이라도 만난 거예요?”
단정우는 움찔했지만 이내 그녀의 말에 맞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네, 맞아요. 게다가 전 남자 친구한테 시달리고 있는 걸 봤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네? 전 남친한테 시달린다고요?”
강하나는 순간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다.
“와, 진짜 최악이다! 그럼 가서 도와줘야죠. 이럴 때일수록 정우 씨가 멋지게 나서야 해요. 그래야 그 여자도 정우 씨를 의지하게 되고 그 틈을 타서 마음을 얻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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