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안방으로 돌아온 추나연은 가방을 휙 벗어 던지고는 곧바로 베란다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내내 잠잠하던 시스템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주인님, 감정 기복이 상당하시군요!]
[아니거든!]
[제가 느끼기엔......아니, 전 아무 것도 못 느꼈습니다]
시스템이 살기 위해 말을 바꿨다.
[주인님, 진짜 귀묘 안 가보실래요?]
[......]
[사실 갈 거죠? 맞죠?]
추나연은 여전히 눈을 지그시 감고 표정 변화 하나 없다.
조용하던 시스템이 다시 말을 건넸다.
[주인님,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그 귀묘에서 사람 여럿이 죽어나갔더라고요. 주인님이 해결하시면 행운 지수도 방송하실 때보다 훨씬 많아질 텐데요.]
그제야 추나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
[풀어서 얘기해 봐.]
[요즘 찾아오지 않은 건 시스템 업테이트 때문이었습니다. 업데이트 되고 나니 인지 능력이 향상되어 귀묘의 기운이 느껴지기까지 해요.]
시스템이 한번 더 강조하며 말했다.
[귀묘 일만 해결하시면 행운 지수도 상당히 높아질 겁니다.]
추나연이 잠시 뒤 입을 열었다.
“알았어.”
눈을 감은 추나연이 잠시 뒤 시스템에게 물었다.
[행운아가 사람도 매혹시키나?]
[예?]
“......아니야 아무 것도.”
조용하던 시스템이 그새 눈치를 채고 말했다.
[주인님은 송선아 씨 태도에 큰 변화가 있다고 여기시는 거죠?]
“......”
[행운아는 그 글자 그대로 주위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래, 알았어.]
그날 밤.
송선아는 추호준 부자가 돌아오자마자 남편 손을 잡고 추나연이 추성화를 안 도와주려 한다며 하소연을 해댔다.
“둘이 자매인데 이 정도 일도 안 도와주겠대.”
송선아의 얼굴엔 실망이 가득하다.
“제법 철 들었다고 여겼는데 아직 아닌가 봐.”
추호준도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나연이 달래볼게.”
저녁 식사 자리.
추성화는 땡땡 부은 눈으로 밥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있다.
송선아는 줄곧 추성화를 달래줬고 결국 보다 못한 추호준이 식탁을 탁 쳤다.
“성화 넌 그만 울어, 나연이 꼭 갈 거야.”
추기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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