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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30분 뒤, 곽운경이 윗층에서 내려왔다. 그 뒤를 곽준성 부부가 따른다. “나연아! 우리 운경이 잘 부탁할게!” 추나연을 보자마자 영옥이 손을 덥석 잡고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네.” 갑작스런 변화가 추나연은 그저 이상할 따름이다. 곽준성 역시 전과 같이 거리를 두지 않은 채 환하게 웃어 보였다. “운경이가 그러는데 그동안 나연이 덕분에 아무 일 없이 잘 있었대.” 그러면서 곽준성이 수표 한 장을 또 건넸다. “돈에 여한 없는 건 안다만 작은 성의니까 받아 주렴!” 수표를 받아 쥔 추나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100억! 전엔 규정에 따라 20억을 줬었는데 이번엔...... “너무 많아요 이건.” 그러자 곽준성과 영옥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많긴 무슨.” 영옥은 또 추나연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 “여자애니까 좋아하는 거 마음껏 사. 또 제경 올 땐 아줌마도 보러 오고.” “......네.” 추나연은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 뒤, 송진하와 밖으로 나왔다. 떠나는 차 안, 추나연이 100억짜리 수표를 내려다보며 곽운경에게 말한다. “너무 많아. 시가로 따져도 100억은 너무 벗어났지.” 곽운경이 추나연을 힐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많긴. 나 곽씨 가문 후계자야, 내 목숨값이 이 정도는 돼야지!” “......” 백미러를 통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추나연을 보고 뭔가 말하려던 송진하는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아마 착각이겠지. 사모님이 갑자기 나연이라고 부르면서 스스로를 아줌마라 칭하는 건 아마 누나가 형을 구해준 게 감사해서일테다. 그래, 그런 거겠지! 세상에 감히 누나한테 딴 마음 품을 수 있는 남자가 어디 있다고! 송진하는 추나연을 공항에 바래다 주고는 손을 흔들었다. “누나 먼저 가! 난 여기서 며칠 더 놀다 갈래!” 추나연이 미간을 찌푸리고 송진하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진짜 같이 안 갈 거야?” 송진하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 “친구들이랑 약속도 했어......헤헷!” 추나연이 삼각형 모양으로 접혀진 부적 한 장을 건넸다.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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