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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고? 그 말은 사주를 봐 준다는 건가?] [그런 거겠지?] [내 이야기를 네가 해줄 필요가 있어? 난 이야기는 싫어. 네가 춤추는 게 보고 싶지. 전처럼 토끼춤 추면 선물 쏘지.] [난 윗댓이랑 달라, 난 자기 소리 한번 들을래.] [이 BJ는 대체 뭐 하자는 거지. 전에는 춤추고 노래하더니 이제는 소통 방송을 하네. 그냥 소통 방송이면 몰라 무슨 사주로 소통을 해.] ……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끼리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지만 추나연은 여전히 그 느긋한 표정이었다. 시스템이 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주인님, 아무 말도 안 하고 이렇게 기다리기만 할 거예요?] [급할 것 없어.] 추나연의 말에 시스템이 버럭 화를 냈다. [어떻게 안 급해요!] 별안간 방송에서 시청자 영상 통화 연결 요청이 들려왔다. 추나연이 수락을 누르자 화면이 2분할로 전환됐다. 영상 맞은편에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가 보였다. 영상 통화가 연결되자 그는 환하게 웃었다. “저 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추나연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부모님 두 분 다 건재하시고 형이 한 명 있군요. 열 살쯤에 집안 사정이 좋아져서 집안 사정이 좋아졌군요. 명에 문창이 있는 것을 보니 성적도 나쁘지 않은 것 같군요.” “네네, 다 맞아요.” 김성봉은 닭 모이 쪼듯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추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대로라면 평생 순조롭고 건강하게 장수할 팔자인데, 왜 그 좋은 관상에 지금은 명문이 어둡고 명당에 빛이 없을까요. 최근에는 재수가 옴 붙었군요.” 김성봉은 그제서야 추나연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진지해졌다. “맞습니다. 확실히 최근에 재수가 너무 없어요. 학교 뒷골목에서 밥 먹으러 갔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길옆에 세워진 스쿠터에 다리를 다치기도 했어요.” 그는 화면을 돌려 깁스를 한 다리를 보여줬다. “저 원래 여자 친구랑 사이가 아주 좋았었어요. 며칠 전에 생일이라 선물을 사줬는데 어느 배달원인지 잘못 배달을 한 거예요. 다른 소포를 제 여자 친구에게 배달하는 바람에 여자 친구는 지금 제가 헤어지자고 하는 줄 알고 제 모든 연락처를 다 차단한 상태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는 심심해서 방송이나 보러 온 것이었다. 그러다 추나연의 방송 스타일에 이끌렸다. “제가 궁금한 건 저 여자 친구랑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거 진짜 재수가 없긴 하네.] [재수 없는 사람은 많이 봤다만 이렇게까지 재수가 없는 사람은 또 처음이네.] [근데 이 사람 이 BJ가 찾은 알바 같지 않아? BJ가 무슨 무당도 아니고 이렇게 정확히 맞출 리가 있어?] [나도 가짜 같은데. 진짜 무당들은 다 나이가 있고 경험이 있고 수련을 꽤 한 사람이던데. BJ는 이제 몇 살인데!] [가짜야 가짜, 가자!] …… 김성봉도 방송 댓글을 보고 자신은 알바가 아니라고 말을 하려는데 추나연이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먹구름이 가득한 건 당신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 세대에게 미친 재앙이 자식에게까지 닿은 겁니다.” “뭐라고요?” 추나연이 대답했다. “아마 집에 무슨 일이 생겼을 거예요. 가족들에게 연락해 보세요!” 김성봉은 그 말에 더 조급해져 얼른 가족에게 연락했다. 전화를 받은 건 김성봉의 아버지였다. “아빠,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법사님에게 물어본 거예요. 법사님이 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하던데요. 진짜로 무슨 일 생긴 거예요?” “뭐라고요? 엄마가 위암이라고요?” “형수님이 아이를 잃었다고요?” “장사에도 문제가 생겼다고요?” 김성봉은 연달에 세 번이나 놀라자 완전히 넋이 나가버렸다. 그러다 그쪽에서 법사가 누구냐고 묻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는 당장이라도 카메라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다. “법사님, 법사님. 아버지가 저희 집을 구할 방법이 있냐고 물어보세요.” “당신네 집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를 봐야겠죠?” 김성봉은 얼른 아버지에게 물었다. 대답을 들은 그는 잠시 넋을 놓았다. “아버지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를 옮겼대요.” 그 일을 그는 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마을 쪽에서 도로를 닦는데 마침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묘가 그 계획된 노선 위에 있었다. 정부 기관에서 보상금을 지급한 뒤 그들은 법사를 찾아가 주소를 받은 뒤 산소를 옮겼다.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이장한 첫날부터 집안에 사소한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 두 달이 다 된 지금은 점점 더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장 잘못하면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며 재앙을 맞이하게 되죠.” 추나연의 그 말에 김성봉은 놀라 등줄기에 식은땀만 줄줄 흘렀다. 그는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 “법사님….” “법사라고 부르지 마세요. 전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터넷 방송 BJ일 뿐인걸요.” “….” 그 말은 자신의 집은 이대로 방도가 없다는 뜻일까? 방송을 보던 송진하가 댓글로 김성봉에게 한 마디 귀띔했다. [BJ가 원하는 건 구독과 선물이지.] 그 댓글을 본 김성봉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 구독하겠습니다.] 그런 뒤 곧바로 항공 모함을 선물했다. 추나연은 영력을 써봤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자 속으로 조용히 시스템에게 물었다. 시스템도 방도가 없었다. [주인님, 이 사람은 완전히 주인님을 믿는 게 아니라 기운을 제공할 수가 없어요.] 추나연이 대답했다. [전에 방송할 땐 상대가 날 믿어야 한다고 한 적 없잖아.] [전에 주인님은 노래하고 춤을 추었으니 필요한 건 시청자들의 호감도였지만 지금은 소통하면서 사주를 봐주는 거니까 시청자가 주인님의 말을 믿어줘야 해요.] “….” 시스템의 말에 추나연은 침묵했다. [사실은 똑같아요. 다만 주인님이 선택한 방식이 바뀌었으니 기운을 얻는 방식도 달라진 거죠. 만약 주인님이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산다면 그걸로도 기운을 얻을 수 있어요.] [….] 호감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김성봉은 선물을 쏘고 난 뒤에 추나연의 표정을 살폈지만 여전히 마뜩찮은 것을 보자 조금 당황했다. 설마 돈이 적었던 걸까? 하나 더 선물할까? 그렇게 생각하기는 햇지만 그래도 돈이 조금 아까웠다. 그는 비록 경제 조건이 충족하긴 했지만 늘 돈을 계획적으로 썼었다. 이런 예상외의 지출에 대해서는 잘 통제하는 편이었다. 게다가 이 BJ도 그저 자신의 집안 상황에 대해 맞췄을 뿐이지 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써도 정말로 괜찮을까? “당신네 고향 강성에서 멀어요?” 김성봉은 고개를 절레 저었다. “안 멀어요, 제 고향은 바로 강성이에요.” “좋아요. 내일 가 보죠.” 김성봉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디엠으로 위치 보내세요.” “네, 네!” 추나연은 영상통화 버튼을 종료한 뒤 생방송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오늘의 방송은 여기까지 하죠.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을 끈 뒤 추나연의 표정이 돌변했다. 그의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그림자에게로 향했다.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내 구역에 찾아오다니!” 그 섬뜩한 그림자는 그대로 추나연을 덮쳤고 추나연은 재빨리 부적을 한 장 날렸다. 부적이 그 그림자에게 붙은 순간, 그림자 주변의 귀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맑고 깨끗한 영체만 남았다. 그 영체를 본 순간 추나연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왜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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