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채영숙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제 어머니, 할머니가 팔자가 세다는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그 모습을 보다 채영숙의 인자한 미소를 마주한 추나연 역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법사님, 저희 할머니 진짜 그런 사주세요?”
신희수가 다급히 묻자 추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저희 대가족은......”
이렇게나 친척 식구들이 많은데 홀로 고독히 늙어갈 팔자라니!
“할머니는 출생 뒤 곧바로 누군가에 의해 사주가 바뀐 상태였습니다. 사주를 바꾸는 건 매우 금기시 되는 일입니다만 상대가 천도마저 속일 정도의 방법을 쓴 탓에 두 여자 아이를 구한 겁니다.”
“여자 아이 둘이요?”
“네. 할머니 목의 기운이 강하시고 사주를 바꾼 상대는 토의 기운이 강해요. 원칙대로라면 고난과 역경이 끊이질 않고 고지식한 성격 탓에 인간관계에서 많이 속기도 했을 거예요. 결국엔 가정 폭력으로 죽었을 거고요.”
채영숙이 급히 되물었다.
“그럼 나랑 사주를 바꾼 뒤로는......”
“목의 기운은 토를 만나면 뿌리를 내리고 의지하고 토는 목을 만나면 생기를 내비칩니다. 서로에게 득이 되니 사주가 바뀐 뒤, 할머니는 자손이 번창하시고 그 분은 재물운이 트이신 거예요.”
“아유 그럼 됐어, 다행이에요.”
이것 때문에 밤새 잠을 못 이뤘었다.
사주가 바뀐 상대가 자기 대신 고독히 늙어갈까.
양혜은이 의문스럽게 물었다.
“법사님, 사주가 바뀌면 그렇게 좋은데 왜 저희 엄마는 갑자기 이렇게 되셨죠?”
“본래 사주가 나타나서 그래요.”
신희수도 덩달아 긴장한 채 물었다.
“갑자기 왜 나타났을까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채영숙은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다들 조용해진 뒤에야 덤덤히 운을 뗐다.
“그 분 수명이 다하셨으니까요, 맞죠?”
추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채영숙 나이가 곧 80인데 상대도 비슷한 또래겠지.
“법사님, 그럼 그 분이 돌아가시면 저희 엄마 사주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가요?”
“맞습니다. 사람이 수명을 다하면 사주는 자연스레 없어지게 돼 있어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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