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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도범이 손에 힘을 푸는 순간 남자는 눈을 뜬 채로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마지막 순간 그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죽을라고 환장했네.” 도범은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띤 채로 차에 올라탔다. 그는 이번만큼은 저들을 쉽게 살려두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들이 계속 그의 생활을 방해할 테고, 앞으로 편안하게 살기도 어려울 테니까. 그 시각 한참을 도망친 성경일은 도범이 계속 쫓아오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음에도 안심하지 못했다. 한참 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백준에게 말했다. “우리 지금 뭘 본 거지? 네가 이번에 부른 사람들 중에 소장 급도 있지 않아?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다 그 자식 손에 죽어버리는데!” 방금 전 일만 회상하면 그는 저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잔뜩 긴장한 듯 침을 꼴깍 삼키며 식은땀을 닦아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왜 그 자식 중독되지 않은 것 같지? 우리 설마 박이성과 장소연에게 놀아난 거 아니야?” 백준은 눈살을 찌푸리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성경일을 바라봤다. 그런 그의 말에 성경일도 주먹을 꽉 쥐었다. “씨발. 그러고 보니 진짜 장소연 그년한테 속은 것 같은데. 만약 도범 그 자식이 중독됐다면 그렇게 날아다닐 리 없어. 게다가 소장 급 사람을 그렇게 쉽게 죽이다니! 그 자식 대대장 급 아니었어? 오늘 평소 실력보다 잘 싸우기라도 한 건가? 아닐 텐데!” “실력을 보니 그 자식이 소장 급이 아니야. 내가 볼 때 중장 급인데 실력을 숨겼던 거야!” 백준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고 대장 급일리는 없어. 대장은 개나 소나 다 되는 건 아니니까. 게다가 대장이라면 벌써 유명해지고도 남았어. 그 자식 실력으로 볼 때 무조건 중장 급이야. 중장은 수도 많은 데다가 유명하지 않잖아.” 하지만 성경일은 오히려 의아했다. “만약 그 자식이 중장이라면 왜 실력을 숨겼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백준도 의문이었다. 도범은 대체 왜 실력과 신분을 숨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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