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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도범은 잠깐 고민하다가 보충해서 말했다. “어쨌든 그쪽도 작은 가문이 아니니까 제대로 혼이 나지 않으면 또다시 찾아와서 귀찮게 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러면 또 내 생활을 방해받게 되잖아!” 장세천이 주먹을 꽉 쥐었다. “젠장 그놈들 눈깔이 단단히 삐었군요. 감히 사모님을 납치하려 했다니. 하 씨 가문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겠습니다!” 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죽일 필요는 없고. 거기 가드 놈들과 가주나 이런 놈들만 죽이면 돼. 그 집에서 일하는 시종이나 아랫사람들은 죄가 없으니까 살려주고!” “알겠습니다!” 장세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뜩 떠오르는 생각에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큰 가문을 없애버리면 그 가문이 갖고 있던 재산은요? 엄청 많을 텐데요!” “다 팔아치워. 최대한 현금으로 바꿔서 절반은 기부하고 절반은 우리 둘이 반반 나눠갖지 뭐. 내 계좌번호로 보내면 돼!” 도범이 잠깐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장세천이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몸 좀 풀어보겠네요. 손이 막 근질거리던 참이었습니다. 하하!” 곧이어 장세천이 자리를 떠났다. 도범은 차를 몰고 시종들과 요리사 그리고 집 청소를 해줄 아줌마를 구하러 갔다. 도범과 헤어진 장세천은 기쁨을 주체 못 했다. 그는 그제야 박 씨 가문의 데릴 사위가 자신의 은인이었음을 알아차렸다. 자신이 그렇게 찾아헤매던 장군님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장군님을 직접 본 것뿐만 아니라 그와 꽤 오랜 시간 대화까지 나누었다. 그야말로 생에 다시없을 영광이었다. 가장 감격스러운 건 장군님이 자신에게 일을 맡긴 것이었다. 자신의 은인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집에 돌아오니 몇몇 제자들이 그의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장세천의 표정을 확인하고 하나같이 당황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10억 짜리 로또라도 당첨되신 겁니까? 왜 그렇게 신이 나셨어요?” 한 젊은 여자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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