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외부인이요? 하하 그러면 제가 꺼져드려야죠!” 박이성의 말에 싸늘하게 얼어붙은 용신애가 곧바로 픽 웃으며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 단번에 용신애의 정체를 알아차린 박진천이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중주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딸이었다. 이곳 중주에서 용 씨 가문의 세력은 어마어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자그마한 연이라도 맺으려고 안간힘을 썼던가. 하지만 아무나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박 씨 가문과 같이 자그마한 중소기업은 기를 쓰고 엮이려고 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었다. 그 가문의 딸인 용신애가 바로 지금 그들 앞에 서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손자 녀석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런 망언을 해버린 것이다. “용, 용 씨 가문 둘째 아가씨…” 흥분한 박진천이 말까지 더듬으며 그녀를 불렀다. “이성이 너 이 자식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분은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란 말이다. 어서 사과하지 못해?” 놀란 박준식 다급하게 박이성에게 호통쳤다. 취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던 박이성은 아버지의 말에 기겁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녀에게 달려가 손을 내밀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 참 당신이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군요. 너무나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어 미처 아가씨 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가씨와 같이 귀한 분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박이성은 도무지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무작정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용신애는 그저 뒷짐만 지고 박이성의 말 따위는 무시하며 박진천을 바라보았다. “어르신께서는 저를 환영해 주시나요?” “그럼 당연히 환영하죠!” 박진천이 다급하게 웨이터를 불렀다. “웨이터, 이쪽에 그릇과 젓가락 좀 세팅해 주게. 이리 와서 앉으세요 아가씨!” 용신애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방금 친구들과 바로 옆에서 밥을 먹었거든요. 나가려다 마침 반가운 지인의 얼굴이 보여서 인사나 할 겸 들렀을 뿐이에요.” “어머 아가씨, 이렇게 여기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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