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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도범의 말에 박이성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누가 봐도 도범이 저 망할 놈이 일부러 자신에게 망신을 주려고 저러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는 망신 한 번 당하는 것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 도범을 이 집안에서 쫓아낼 수만 있다면 모든 게 다 괜찮았다. 그가 픽 냉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 “그건 내가 당당하게 승부를 인정했다는 것밖에 설명하지 못해. 그게 뭐 어때서? 신발 한 번 닦았을 뿐이잖아?” “190억이라고? 그렇게 비쌌다고 저게?” 박시연은 오히려 그가 말한 가격에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하 당신 할아버지 생신 선물 가격을 높이려고 그렇게 아무 숫자나 막 불러도 되는 거예요?” “글쎄 저 집이 그만한 가치를 하는지는 둘째치고, 확실히 저는 그 가격을 주고 낙찰받았습니다. 믿기 어려우면 거기 한지운 도련님과 성경일 도련님한테 물어보시죠. 그날 저 두 분도 거기에 있었으니까!” 도범이 태연한 표정으로 답했다. “성경일 도련님, 한지운 도련님. 정말 저 사람이 그 돈을 주고 저 집을 샀어요? 한낱 데릴 사위가 5년간 군 생활을 해서 그 큰돈을 벌었다고요? 전 안 믿어요!” 박시연은 인정하지 않았다. 자기도 그만한 돈을 쓰지 못하는데 한낱 데릴 사위 놈이 자신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그녀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확실히 저놈은 그만한 돈을 쓴 것이 맞습니다.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사실 저 집은 박이성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선물로 드리려고 마음에 두고 있던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경매장으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에 도범이 있을 줄은 몰랐죠……” 성경일이 웃으며 그제야 사건의 전말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 모두 그 별장을 원했었기에 내기를 했죠. 진 사람이 상대방의 신발을 닦아주기로. 결국 박이성 도련님이 졌고 도범이 저 집을 낙찰받게 되었죠!” 곁에서 듣고 있던 나봉희는 너무 화가 나 얼굴이 새파래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도범이 저놈은 너무 돈 낭비가 심했다. 박이성이 빼앗으려고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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