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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트렁크를 들어 올리려던 그녀는 트렁크가 제법 묵직한 것을 느꼈다. 힘을 살짝만 쓰면 들 수 있을 것 같던 트렁크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다. “왜 이렇게 무겁지? 새로 산 트렁크 안에 물건이 있을 리도 없는데?” 여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의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강호가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탁 쳤다. “아까 형님이 그러셨어. 명색에 자기가 내 형님인데 당연히 도울 수 있는 만큼 도와주겠다고!” 그렇게 말한 그가 곧바로 달려와 트렁크를 땅에 눕히고 열어보았다. 트렁크가 열어보니 그 안에 노란색 지폐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세상에 이게 다 얼마야! 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돈은 처음 봐요!” 여자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깜짝 놀랐다. 강호는 곧바로 남은 트렁크도 열어보았다. 그쪽에도 역시 노란색 지폐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형님, 형님 도대체 얼마나 부자길래 우리한테 이 큰돈을 주는 겁니까?” 강호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멍한 표정으로 트렁크 가득 채워져 있는 돈을 바라보았다. 그는 너무나 놀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강호 씨 이 정도 돈이면 우리 평생 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집을 사고 차까지 사도 엄청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여자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 역시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게 말이야. 평생 쓰고도 남지. 형님도 참, 글쎄 이상하게 트렁크를 선물한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제 보니 현금이 가득 담긴 트렁크였네!” “분명 카드로 주면 우리가 받지 않을 걸 알고 이렇게 주신 거야!” 강호는 목이 메어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도범은 그에게 실로 어마어마한 도움을 준 것이다. “여보 이제 우리 컵라면 그만 먹어도 되겠죠?” 여자가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제 컵라면 안 먹어도 돼. 젠장 내일 당장 가서 사직서를 내고 집을 사러 가. 부모님이 퇴원하시면 앞으로 새로운 곳에서 함께 살 수 있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그리고 가게를 차리는 거야!” 강호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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