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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옆에 있던 용신애가 도범을 힐끔 바라봤다. 분명 경호원은 도범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용신애와 나란히 걸었다. 게다가 오늘은 두 사람 사이에서 걸어 다른 사람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녀는 도범이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했다. 남자들을 쏘아보던 용일비가 다시 도범을 흘겨봤다. “당신이 뭔데 중간에서 걷고 있는 거예요? 뒤에서 걸을 줄 몰라요?” 도범은 그제야 어색하게 웃었다. “제가 뒤에서 걸으면 두 사람을 몰래 훔쳐본다고 뭐라고 할까 봐 같이 걸은 건데. 그리고 두 사람 치마가 너무 짧아서 뒤에서 걷기가 좀 그래요.” 그 말을 들은 용일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왜 그래? 언니. 언니가 나한테 전화해서 오늘 쇼핑하자고 했잖아, 지금 놀리는 거야?” 용신애가 용일비를 보며 웃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무서워하고 있는 거야?” 말을 마친 용신애가 도범에게 다가가더니 그에게 팔짱을 꼈다. “우리는 사람들이 오해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도범 씨 와이프가 보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 말을 들은 용일비가 눈을 밝히더니 부끄러운 얼굴로 도범의 나머지 팔에 팔짱을 꼈다. “그러니까, 쇼핑하러 가자. 도범 씨, 아는 사람 만나서 와이프 귀에 들어가게 되면 어떡할 거예요?” “이,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거 놓아주시죠, 제가 뒤에서 걸을 게요, 아니면 옆에서 걸어도 되고요.” 도범이 얼른 두 사람에게 사과를 했다. 그는 용신애와 용일비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게다가 쇼핑을 좋아하는 나봉희와 정말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그 누구도 도범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용신애와 용일비는 쩔쩔 매는 도범을 보니 오히려 더욱 신이 나서 그의 팔을 풀어주지 않고 꼭 껴안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제 좀 무섭죠? 하지만 늦었어요.” 용일비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도범을 골려주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 세 사람의 등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저 여자 정말 저 경호원이랑 뭐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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