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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그랬기에 홍희범은 절대 도범을 죽이러 왔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박시율은 조금 의아했다. 분명 저번에 홍희범은 제법 심각하게 다쳤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은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홍희범이 적어도 보름이 지나야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홍희범은 정상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 당신이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겁니까?” 나봉희가 홍희범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사위를 찾아온 거라면 둘이 나가서 얘기하세요, 우리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니까.” 도범은 나봉희의 말을 들으니 다시 씁쓸해졌다. 그녀는 역시나 무슨 일을 만날 때마다 망설임 없이 도범을 내쳐버리는 사람이었다. “도범 씨, 그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홍희범은 장군인 도범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었지만 그의 신분이 드러날까 봐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도범의 기분을 거슬리게 만드는 듯했다. “다 지나간 일을 꺼내서 뭘 하려고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나서지 않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제가 나서지 않는다면 화하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죠.” “맞는 말입니다.” 홍희범이 웃으며 상자 하나를 꺼내더니 박시율 앞으로 다가갔다. “형수님, 앞으로 도범을 형님으로 모실 겁니다. 그러니 형수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건 제 성의이니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박시율이 난감한 얼굴로 도범을 바라보며 선물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중장인 홍희범이 도범을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한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했다. 도범은 그의 목숨을 살려줬으니 형님으로 모시는 것도 지나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박시율은 여전히 그날 도범의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니엘이 전 경기에서 심각하게 다쳐서 도범이 한 주먹으로 니엘을 이길 수 있었다고 여겼다. 아니면 도범은 진작에 니엘의 손에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멍청하게 서서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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