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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그럴 리가! 채가고 싶으면 채가라고 해. 당신은 그쪽에 가면 더 이상 먹을 걱정, 입을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지!” “당신도 부자 아내를 맞는 게 좋을 거 아니야!” 박시율은 속으로 무척 기뻤으나 좀처럼 그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대로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도범이 이제 돌아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여자 쪽에서 먼저 남편이 되어달라고 고백하며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처음에는 정말로 마스크를 꼈던 몸매 좋은 젊은 부잣집 사모님이 온 줄 알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로 그 여자와 불미스러운 관계라면 자신과 딸아이를 버리고 그녀와 함께 갈 수도 있을 게 아닌가? 그러면 박시율은 아마 천하에 더 없을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제갈소진, 그 뚱뚱한 여자아이가 찾아왔을 줄이야. “저 아가씨가 비록 지금은 뚱뚱하긴 한데 본판은 예쁜 축이지. 삼일 후 제갈소진이 미녀가 되어 나타나면 아마 커다란 뉴스거리가 될 거야!” 담담한 표정으로 웃던 도범이 불현듯 뭔가 떠올랐는지 자신의 이마를 탁 치더니 경악하며 말했다. “망했네. 그녀한테 내가 그녀의 다이어트를 도왔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걸 깜빡했어! 만약 그녀가 이 일을 소문 내기라도 하면 엄청 귀찮아 질게 뻔한데!” “이제 보니 그 단약 세 알은 그녀의 다이어트를 돕는 약이었네!” 박시율이 식은땀을 흘렸다. 제갈소진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지도 몇 년이 지났었다. 그녀는 많은 의사한테 병을 보였지만 하나같이 그 원인을 찾아 내지 못했었다. 많은 사람들은 희귀병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상황을 단정 짓곤 했다. 다들 그녀의 병은 치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도범은 그녀에게 단약 세 알을 건네며 하루에 한 알씩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게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그녀는 도범이 혹시 제갈소진을 속인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마 도범이 그녀에게 준 약은 다이어트 효과가 없을지언정 부작용은 없는 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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