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3화
도범은 검은 옷의 대장부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계약을 체결하려는 이유는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만약 약속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면, 손해를 보상할 만큼의 영정을 드리지! 이 정도로 확실한데, 아직도 주저하는 거야?”
검은 옷의 대장부는 순간적으로 난처해졌다. 사실 내심으로는 민경운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민경운의 가슴에는 확실한 7품 연단사 배지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도범이 아무리 잘 말해도 6품 연단사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고,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10만 개의 영정은 물론 매력적이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한편, 민경운은 도범의 말을 듣고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네가 어디서 그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겠군. 6품 연단사 주제에 7품 단약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걸 보니, 네 배경이 꽤 대단한 모양이지? 아마 이걸 연습 삼아 해보려는 거겠지. 10만 개의 영정이 너에게는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네가 이렇게 하면 결국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게 될 뿐이야!”
민경운은 몇 마디 만에 도범을 집안이 좋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몰아갔다. 검은 옷의 대장부는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는 듯했다. 그리고는 도범을 빤히 쳐다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계약 두루마리를 다시 접어 넣었다. 그리고는 도범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이봐, 도범 연단사, 미안해. 민경운 형제의 말이 일리가 있어. 당신은 아마 영정이 부족하지 않아서 이 계약을 하려는 거겠지. 내 시간이 여유롭다면 도범 당신과 거래하는 것도 상관없지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해서 실력이 좀 더 확실한 민경운 형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민경운은 검은 옷의 대장부의 말을 듣고 더욱 크게 웃었고, 오수경은 화가 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민경운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오수경은 당장이라도 민경운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잠시 후, 오수경은 검은 옷의 대장부를 향해 소리쳤다.
“거래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야! 우리는 이미 계약만 남겨둔 상태였는데, 갑자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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