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2화
도범이 방금 전의 문제를 곱씹고 있을 때, 유천봉의 목소리가 갑자기 도범의 귀에 들려왔다.
“도범! 비록 우리 사이에 깊은 원한이 있지만,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그런 원한은 잠시 접어두자고. 너와 나는 반드시 힘을 합쳐 이 난관을 해결해야 해.
서로 협력해야만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나갈 수 있어! 방금 그 목소리가 말하지 않았느냐. 우리가 동시에 자혼과일을 만지기만 하면, 우리 둘 다 전송될 것이고, 자혼과일도 반으로 나뉘어 한 사람당 절반씩 가질 수 있지 않아? 얼마나 공평하고 정의로워!”
이 말을 들은 도범은 고개를 들어 유천봉을 한 번 쳐다보았다. 유천봉은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이 말이 유천봉의 진심인 듯 보였다.
도범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유천봉은 도범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자,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술을 권할 때 좋게 받아들이지 않더니, 끝내 벌주를 마셔야 정신 차리겠군!'
유천봉은 입으로는 그럴싸한 말을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도범이 동의해 함께 자혼수를 처리하면, 자혼수가 상처 입었을 때 기습적으로 도범을 공격해 먼저 자혼과일에 손을 대겠다는 계획이었다.
유천봉은 자신이 먼저 자혼과일을 만져, 홀로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자혼과일을 독차지할 생각이었다. 비록 규칙이 명확하고 공정해 보이지만, 그 이익을 도범에게 나누어 주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혼과일은 오직 유천봉의 것이어야 했고, 탈출 역시 유천봉 혼자만이 이뤄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심한 유천봉은 다시 말을 꺼냈다.
“지금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 너는 나와 협력해야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어. 너 혼자서는 두 마리의 자혼수를 상대할 수 없을 거야!”
그러자 도범은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유천봉을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유천봉 씨의 말을 믿지 않아요. 저와 협력하고 싶다는 말,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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