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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7화

도범은 실눈을 뜬 채 이현무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윽고 도범은 갑자기 이슬 영함에서 자신의 무기를 꺼냈다. 도범이 회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장검을 잡는 순간, 도범의 기운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우뚝 솟은 장창처럼, 굳건하고 절대 굽힐 수 없는 기세를 뿜어냈다. 이현무는 도범의 이런 모습을 보자마자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뭐야? 나와 한 판 붙겠다는 건가?” 도범이 장검을 꺼낸 후, 주변에 있던 자유 무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들은 도범이 이현무에게 도전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리 앞서 서로 시끄럽게 다투었다 해도, 그곳에 모인 자유 무사들 중 누구도 이현무와 단독으로 맞설 용기는 없었다. 이현무는 무간종 제자였고, 다른 무간종 제자들이 이현무를 선배라 부르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걸 보면, 이현무는 최소 내문 제자일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분노가 끓어올라 힘이 솟구친다 해도, 실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이현무 앞에서, 단지 숫자의 힘을 빌려 용기를 북돋울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홀로 이현무와 마주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도범 혼자서 그 일을 하려 하고 있었다. 그것도 6품 연단사가 말이다. “이 자식 미친 거 아니예요?” 검은 옷을 입은 한 자유 무사가 말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다른 자유 무사들도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이현무와 목숨을 걸고 싸우려는 거예요?” “이현무는 무간종 제자에요. 8품 종문에 속한 제자가 될 정도면 분명 뛰어난 재능을 가졌을 텐데. 이 녀석 진짜 미친 게 틀림없어요. 아니면 대체 어떻게 감히 이현무에게 도전할 수 있겠어요?” 한편, 이현무의 입가에는 조롱 섞인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바보를 구경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현무는 지금껏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어오며 수많은 상대를 만나왔지만, 연단사가 자신에게 도전하는 건 이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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