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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원래는 병원에 온 김에 주호진에게 다가가서 얘기도 나누고 그를 설득할 생각이었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기회가 있으면 좋은 거니까. 그러나 얼굴조차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예 기회가 없게 된 것이다. “식판 가져다주고 올게요. 약은 약 30분 후에 드세요. 일단 연고부터 바르시고요. 문제가 있으면 제가 갔다 와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병원은 의사든 간호사든 유난히 친절했다. 간호사가 떠나자마자 명서원이 병실 입구에 나타났다. “전해줄 말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데요?” “대표님께서 블랙리스트에 관한 일을 이미 처리하셨다고 합니다.” “네.” 그녀는 담담하게 대꾸했고 무슨 속셈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명서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송유리 씨, 대표님께 좀 더 살갑게 대하는 게 어떠합니까? 대표님의 기분이 좋아지시면 저희 회사 사람들도 조금은 편해질 테니까요.” 그는 대놓고 말할 수가 없었다. 얼마 전 송유리가 약속을 어긴 일 때문에 고인성의 기분이 안 좋았다는 것을. 그 때문에 수백 명의 직원들이 노심초사, 실수라도 해서 회사에서 잘릴까 봐 전전긍긍했다. 만약 송유리가 고인성을 달래준다면 직원들의 회사 생활이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짧게 대답했다. 명서원의 말을 제대로 새겨들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명서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말을 마친 그는 병원 측에 인사를 건네고 병원을 나섰다. 청원그룹. 명서원은 병원에서 받은 진단 보고서를 고인성에게 건네주었다. 고인성은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에야 보고서를 한쪽에 놔두었다. 고개를 드는데 명서원이 여전히 앞에 서 있었다. “할 말 있어?” 명서원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비서인 그가 상사를 대신해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방은 서유진을 앞세워 찾아온 사람이라 더 그리 할 수가 없었다. “김이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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