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명서원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렇게나 많이 앞당기시게요? 대표님, 혹시 몸이 어디 불편하십니까?”
“내 말대로 해.”
고인성의 말투는 단호했다. 명서원은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네, 주 선생님께 바로 연락해서 시간 조정할게요.”
“회사 일은 이제 끝났으니까 퇴근해.”
“감사합니다, 대표님.”
명서원은 감동해서 울 뻔했다. 먼저 퇴근하라고 하다니, 오늘따라 고인성의 기분이 꽤 좋은 모양이었다.
명서원이 막 떠나려는데 고인성이 다시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
“대표님,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고인성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질문 하나 할게.”
“말씀하십시오.”
“만약 여자가 남자 건강검진 받는 데 같이 가겠다면 그게 무슨 뜻일까?”
명서원은 바로 대답했다.
“그거야 뻔하죠. 그 여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거죠.”
고인성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었다.
“알았어.”
엘리베이터 문이 명서원 눈앞에서 스르륵 닫혔다.
명서원은 머리를 긁적였다. 고인성이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자가 남자와 함께? 건강검진을?’
키워드가 하나씩 떠오르면서 명서원은 갑자기 뭔가 깨달았다.
“대박! 우리 대표님이 언제부터 이런 문제에 신경 쓰셨지? 이제 눈을 뜨신 건가?!”
...
다음 날.
고인성은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건강검진 때문에 아침 식사도 거르고 송유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똑똑—
명서원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그가 보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의 뒤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여자는 샤넬의 고급 맞춤 정장을 입고 특별히 스타일링까지 하고 온 모습이었다.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매우 정교하고 화려해서 마치 유명 스타의 위엄을 보는 듯했다.
사실 김이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고인성에게 접근하고 싶었다. 그는 온 경성, 아니 전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였으니까.
그러니 고씨 가문의 안주인이 된다면 평생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을 것이었다.
고인성은 눈을 들어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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