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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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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8화

사식이는 참고 참다가 원경릉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부인, 왕비께서 쉬셔야 하니 이만 돌아가십시오.”라고 말했다. 황씨는 사식이의 태도에 기분이 나쁜 듯 사식이의 손을 뿌리쳤다. “왕비는 무슨 왕비? 쫓겨난 주제에 아직도 왕비 취급을 받고 싶은 거야? 그리고 원경릉 어미에게 그따위로 밖에 말 못 해?” “사식아 빨리 모시고 나가라!” 원경릉은 황씨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사식이에게 말했다. 사식이는 황씨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거 놓아라! 뭐하는 짓이야!” 사식이는 버둥거리는 황씨를 데리고 나가나다 안으로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 “왕야께서 오셨습니다!”사식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우문호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원경릉을 꼭 안았다. 매일 맡던 냄새, 익숙한 옷의 촉감, 따듯한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본 희상궁과 만아는 밖으로 나오며 문을 닫았다. 바깥에 있던 황씨는 눈을 크게 뜨고 “왕야? 내 사위가 왔다고?”하며 크게 기뻐했다. 사식이는 황씨를 끌고 나오는 것이 힘들어 확 던져버리고 싶었다. 황씨는 사식이가 방심한 틈을 타 손에서 빠져나가더니 후다닥 정후를 찾아 달려갔다. 우문호와 원경릉은 한참을 껴안고 있다가 손을 풀어 서로를 바라보았다. 원경릉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말도 없이…… 근데 왜 몸에서 담배냄새가 나는 거야?”원경릉이 물었다. “건곤전에 하룻밤 묵어서 그런가? 영감님 냄새지.” “어떻게 됐어?” 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 깨진 그릇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근데 이게 다 뭐야, 누가 너 괴롭혔어?” “아니, 말도 마.” 원경릉이 웃으며 대답했다. 우문호는 깨진 그릇의 파편을 치우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후부 사람들은 너한테 왜 이러는 것이야? 왕비 대우도 안 해주고. 내가 네 부친을 찾아가 뭐라고 해야겠다.” “가지마, 내가 황상께서 공주부의 일을 추궁했다고 말했거든, 내가 아들을 낳아야 황상께서 나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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