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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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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0화

멀리 있는 향로에 독을 넣었다는 말에 원경릉은 마음이 놓였다. 만약 주명취가 해독제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소량의 독은 황실의 어의들이 충분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경릉은 주명취가 하라는 대로 충실히 그녀의 장단에 맞춰주었다. 주명취의 광기 어린 편집증에 원경릉이 맞서 봤자 좋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주명취는 인적이 드물고 외진 곳에 원경릉을 데려가 천천히 긴 시간 동안 그녀를 괴롭힐 것이다. 만약 주명취의 목적이 원경릉을 죽이는 것이라면 마차에 태워서 이동할 필요도 없다. 마차가 부두에 이르렀을 때 주명취가 마차에서 내려 손을 뻗었다. “내 마지막 호의.” 원경릉이 주명취의 손을 잡고 내려오자 두 명의 인부가 원경릉의 양 쪽 겨드랑이에 팔을 넣었다. 부두에서는 짐꾼들이 짐을 나르고 있었고, 인력거꾼들은 마대를 싣고 달려왔다. 그중 한 명이 시간에 쫓겨 급하게 인력거를 몰다가 원경릉과 부딪칠 뻔했다. “걔가 눈이 멀어서 그럽니다!” 옆에 있던 여자 인부가 황급히 사과를 했다. 그 순간 원경릉의 얼굴에 희망이 스쳤다. ‘이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목소리인데?’ 원경릉은 팔을 단단히 잡고 있는 사내들이 불편해서 몸을 흔들어 사내들의 팔을 뺐다. “아프다고! 내가 알아서 갈 테니 이거 놓아라!” 앞장 서던 주명취가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그러자 원경릉이 고개를 푹 숙이고 그녀를 따라갔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니 구석에 정박되어있는 배가 한 편 보였다. 인부는 원경릉을 배에 끌어올렸고 주명취도 뒤따라 배에 올랐다. 그 후에도 몇명의 인부들이 배에 올랐고,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배를 몰았다. 배에 탄 원경릉은 은연중에 걱정이 되었다. ‘육지였다면 귀영위가 어떻게 해서든 구하러 왔을 텐데, 배를 타고 간다면… 귀영위가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수를 쓰더라도 배가 출발하기 전에 써야 한다. 주명취는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선실의 등받이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바다를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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