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4화
열덕주점에서 만난 주명취와 우문호
주명취는 울면 울수록 마음이 아파 점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결국 시녀에게 화장과 옷시중을 들게 하고 두껍게 화장을 해서 부은 눈두덩이를 가리더니 외출 할 것이라며 가마를 대령하게 했다.
그때 우문호는 퇴근하고 바로 말을 달려 초왕부로 돌아왔다.
막 입구에 들어서는데 누군가 붙잡는다.
우문호는 말을 멈추고 그 사람을 보니 행수 복장에 얼굴이 약간 낯이 익은지라 아마도 열덕주점(悅德酒館) 행수 같아 묻길: “무슨 일이지?”
행수가 예를 취하며 앞으로 나와, “소인 초왕 전하를 뵌 적이 있습니다. 구사라는 작은 나리께서 소인에게 여기서 전하를 기다리라고 하시며, 구사 나으리께서 전하를 모셔 오라고 긴한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구사가?” 우문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구사 이 자식 낯에 당직 아닌가?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출궁 했다고? 출궁 하자마자 술을 마시러 가? 썩었 구만, 썩어빠졌어.
“예, 구사 나으리께서 전하께 꼭 오시라고 청하셨습니다.” 행수는 계속 예를 취하며,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내가 일이 있어 가지 않는다고 알려라.” 초왕이 말했다.
행수가 서둘러: “전하, 구사 나으리께서 전하를 위해 20년된 여아홍(女兒紅)을 가져오셨으니 꼭 가셨으면 합니다.”
우문호는 얼굴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자신이 말 잘 듣고 착한 남편으로 일찍 돌아와 아내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걸 잘 알면서 술을 마시자고 불러 내다니, 이런 나쁜 친구는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 하는 김에 술도 몰수해야 한다.
못 된 녀석, 20년된 여아홍을 입수했으면 진작에 알렸어 야지, 어쩐지 출궁 하자마자 마신다 했다. 이렇게 좋은 술을 구했으면 당직이 아닐 때 마시면 되는데 구사의 인내력에 탄복했다.
우문호는 발로 말의 배를 차며 호기롭게: “길을 안내해라.”
행수가 우문호를 모시고 열덕주점으로 가자 입구에서 누가 우문호의 말을 대신 끌고 가고 우문호를 사랑으로 안내했다.
우문호가 들어가자 문이 잠겼다.
방안에는 술냄새가 코를 찌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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