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93화
호명은 결국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예, 계속 가시지요. 어차피 여기 있는 것도 위험합니다. 늑대 무리가 곧 올 것입니다."
양두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사실상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칼을 쥐며 말했다.
"좋습니다. 공주를 잘 지키십시오. 내가 늑대 무리와 싸우겠습니다. 기회가 생기면 빨리 도망치십시오. 내 경공으로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충분한 준비를 마친 후 계속해서 길을 나섰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이 가는 길에 늑대 무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시골길을 걷는 것처럼 평온했다.
양두는 의아해하며 생각했다.
‘분명히 늑대 무리를 봤는데, 왜 공격하지 않는 걸까? 혹시 배불리 먹기라도 했나?'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해가 뜬 후에는 더욱 길을 걷기 편해졌다. 햇살이 비추고, 밀림 안도 덥지 않아서 매우 시원했다.
택란은 스스로 걸어 내려왔다. 양두는 그녀가 큰 소리로 울며 불평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그저 순순히 따라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때때로는 작은 돌을 치우며 그 아래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는 점점 더 이상함을 느꼈다. 그러나 호명이 설명하길, 아마도 그녀는 자신이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것이 고통을 덜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했다.
양두는 그런 설명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어른이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어도, 공주는 아직 어린아이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울지도, 짜증을 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그녀를 울게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양두는 그런 복잡한 감정을 품고 계속해서 길을 갔다.
이윽고 밀림을 지나자 좀 더 황폐한 산들이 나타났다. 산은 녹슨 붉은색이나 검은색을 띠고 있으며, 여기저기 풀은 자라 있지만 많지 않았다.
택란은 만족스럽다는 듯 경치를 바라보았다. 바로 이곳이다. 약도성이 빈곤을 탈피하려면 이 산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산들은 금나라와 연결되어 있어, 어느 부분이 금나라에 속하고, 어느 부분이 약도성에 속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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