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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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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30화

안지여가 퍼뜩 눈을 돌려 이리 나리를 보았다. ‘이리봉청이 저자를 아들이라고 불렀다는 건러니까? 이리 나리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안 성주와 좀 오래된 원한을 따져야 하는데, 관련되기 싫으신 분은 자리를 피해 주시지요!” 그때 한 사람이 검을 짚고 일어나 호통을 쳤다. “넌 도대체 어떤 놈이냐? 무슨 자격으로 자리를 피해라 마라야? 안 성주를 귀찮게 할 생각이면 일단 나부터 통과해 보시지!” 그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장검을 뽑아 파죽지세로 이리 나리를 향해 휘둘렀다. 이리 나리는 손을 살짝 움직여 손바닥으로 칼자루를 밀자, 검이 날아가며 그 사람의 귀를 베어 한 줄기 피가 공중에 뿌려지더니, 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자가 비명을 지르고 귀는 바닥에 떨어졌다. 검이 다시 이리 나리 수중으로 정확히 돌아왔다. 이 모든 게 3초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회선검?” 검법을 아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 현장은, 숨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회선검은 검마의 검법으로, 그렇다는 건 저 사람이 검마의 계승자?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리에서 검마를 찾았다. 과연 두 손으로 검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도 차가운 안광이 느껴졌다. 과연 진짜 검마구나,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검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리 나리를 흘끔 보더니 속으로 의아해했다. ‘이 자식, 언제 내 비장의 검법을 배운 거야?’ 이리 나리의 검 끝에선 아직 선혈이 떨어지는데, 여전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했다.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거라면, 제가 무례하다고 원망할 생각 마세요.” “무엄하도다!” 안지여가 몹시 놀랐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치켜뜨며 이리 나리를 노려봤다. “너는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가 네 아버지다!” 이리 나리가 코웃음을 쳤다! 안지여의 몇몇 아들이 달려 나와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안풍 친왕이 젓가락을 던지고 일어나 차갑게 명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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